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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BYC, 주주행동주의에 ‘백기’…증대되는 소액주주 영향력


입력 2022.09.19 14:24 수정 2022.09.19 14:28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트러스톤, BYC 본사서 이사회 의사록 열람

SM 이수만 총괄, 라이크기획 계약 조기종료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증시에서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무시 못할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BYC가 주주행동주의 요구에 두 손 든 가운데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시 내 개인 비중이 늘어난 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증시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조만간 BYC본사를 방문해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하고 해당 거래가 이사회 결의를 포함해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볼 예정이다. 트러스톤은 BYC의 지분 8.13%를 보유한 주주다.


법원이 BYC를 대상으로 한 트러스톤의 요구 사안들을 받아들이자 주주행동주의 활동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BYC와 이 회사 대주주 일가 내지 특수관계기업 사이에 이뤄진 거래와 관련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를 허가해달라는 트러스톤의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트러스톤은 BYC와 특수 관계 기업의 내부거래가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자산운용사는 의사록 분석 결과 내부거래와 관련된 각종 의혹 등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향후 회계장부 열람청구, 주주대표소송, 경영진의 책임규명을 위한 법적조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도 주주행동주의에 꼬리를 내렸다. 최근 SM의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종료한다고 밝혔다.


SM의 조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난달 이사회에 주주 서한을 보내 9월15일까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 개선 계획을 발표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얼라인은 SM지분을 1.1% 보유하고 있다.


라이크기획은 SM의 음반 자문 및 프로듀싱 외주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자로 SM 별도 매출의 최대 6%를 프로듀싱 인세로 지급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세는 114억원에 달한다.


얼라인은 이 총괄의 개인회사 일감 몰아주기가 SM주가의 평가절하를 지속적으로 불러온 요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자산운용사는 SM이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뜻을 전하기도 했다.


업계는 주주행동주의의 입김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며 개인 비중이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전날 기준 30.45%로 연초(33.50%) 대비 3.05%나 줄어 들었다.


당국도 기업 거버넌스의 문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는 기업 입장에서도 주요 사안으로 부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규제개혁을 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 참석해 “올해 내 회계 투명성 개선, 상장폐지 심사 개선, 기업공개(IPO) 허수성 청약 개선, 증권형토큰 규율 관련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를 기점으로 주주행동주의 확산이 보다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 아시아 태평양 국가의 69% 수준”이라며 “주주환원이 미흡한 점과 함께 낮은 수익성 및 성장성,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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