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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외면한 벤투 감독 고집, 결과로 증명해야


입력 2022.09.28 14:23 수정 2022.09.28 13:2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1년 6개월 만에 이강인 소집했지만 끝내 출전 불허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특정 선수 배제, 선호하기도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불렀으되 기용하지 않는다’


1년여 만에 이강인(마요르카)을 대표팀에 소집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답은 단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벤투호는 코스타리카전 2-2 무승부, 카메룬전 1-0 승리 등 이번 9월 A매치 2경기서 1승 1무를 기록, 해외파가 소집된 완전체 전력으로 조직력을 다졌다.


하지만 이강인은 모처럼 대표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에서 출전을 허락받지 못했다. 이강인의 대표팀 합류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심지어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경기 막판 이강인 투입을 바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의 결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경기 중 팀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흐름에 따라 분석해야 한다. 전술적 선택이었다”라고 말한 뒤 “모든 선수들을 경기에 출전시키기 쉽지 않다. 경기를 분석하면서 팀이 어떤 것을 더 필요로 하는지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즉, 벤투 감독의 전략과 전술에서 이강인의 능력치가 우선시 되어야 할 선택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강인은 올 시즌 라리가에서 도움 3개를 기록, 어시스트 부문 공동 1위를 달리는 선수다.


이강인.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선수의 선발권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 그런데 벤투 감독의 이강인 배제는 의도적인 것 아닌가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철저하며 냉정하다.


사실 벤투 감독의 특정 선수 선호 및 외면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0년부터 4년간 조국인 포르투갈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는데 이곳에서도 선수에 대한 호불호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벤투 감독은 베테랑 수비수인 히카르도 카르발류, 조제 보싱와 등과 갈등을 일으킨 반면, 소속팀에서 좋지 못한 컨디션을 이어가던 미구엘 벨로수, 하울 메이렐레스를 고집스러울 정도로 중용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일부 선수들과의 갈등이 있었음에도 포르투갈을 유로 2012 4강에 올려놓으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다시 한국 대표팀에서 또 한 번 완고함을 평가 받기에 이르렀다. 이강인을 외면하고도 다가올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명장으로 기억될 것이며, 기대 이하의 결과에 이른다면 한국에서의 4년은 옹고집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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