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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 잇는 가스관 3곳 가스 누출에 폭발까지…배후는 누구?


입력 2022.09.28 15:01 수정 2022.09.28 15:30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2차례 이어 폭발…지진 규모2.3수준

가스 공급 복구 시기 예측 힘들어

사보타주 가능성…러 개입 의혹도

27일(현지시간) 덴마크 보른홀름 인근 해역에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가스 누출로 지름 1km가 넘는 거대한 거품이 형성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해저 천연가스관 3곳에서 잇따라 가스 누출과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서방과 러시아는 가스관 파괴의 배후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운영업체 노르트스트림 AG는 27일(현지시간) 노르트스트림의 3개 해저 가스관이 잇따라 파괴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웨덴 해상교통당국은 이날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가스 누출을 확인했고, 덴마크 해상교통당국도 전날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며 주변 해역의 선박 항해를 금지했다.


노르트스트림 AG는"3개 가스관이 동시에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현재로서는 가스 공급 시스템의 복구 시기를 예측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를 평가하기 위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 국립 지진 네트워크는 가스관 누출 지역에서 대량 에너지 방출에 따른 두 차례 진동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비외른 룬드 스웨덴 지진 전문가는 "이는 폭발에 의한 진동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국립 지진 네트워크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전날 오전 2시 덴마크 보른홀름 섬 남동쪽에서 발생했고, 이어 오후 7시4분께 섬 북동쪽에서 규모 2.3의 지진과 맞먹는 더 강력한 두 번째 폭발이 있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핀란드의 지진 관측소에서도 폭발이 감지됐다.


'사보타주' 가능성…러 개입 의혹도


서방은 배후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보타주(고의에 의한 파괴 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지만 3번 연속 발생한 누출사고를 우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행동으로 발생했다는 것이 당국의 분명한 결론"이라고 밝혔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적 사보타주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스웨덴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도 "어떤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린 동기와 행위자에 대해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테르 훌트크비스트 스웨덴 국방장관은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해병대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사보타주의 가능성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고의에 의한 훼손은 용납 불가한 행위로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에너지 공급을 줄이는 현 상황에서 러시아가 고의로 방해 공작을 펼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관리들은 두 가스관의 갑작스러운 압력 손실이 표적 공격을 했을 우려가 있다며 러시아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퍼크 니엘센 덴마크 왕립 방위 대학의 해양 작전 센터 연구원은 "유럽 가스 시장의 혼란으로 실제로 이익을 취하는 게 누구인지 살펴본다면 러시아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역시 사보타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입장을 내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가스관이 손상됐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원인이 무엇이었는 지에 대해선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덴마크 국방장관은 28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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