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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폭풍성장' SK온…수익 개선은 숙제


입력 2022.09.29 11:39 수정 2022.09.29 11:3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출범 1주년 생산능력 2배 성장 '껑충'…수주잔고 1600GWh

프리IPO 등 조 단위 자금 조달 관건…"완제품 비율 최대한 높여야"

SK온 헝가리 1공장(자료사진)ⓒSK온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한 SK온이 현재까지 1600GWh(기가와트아워)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로드맵대로 2025년까지 22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면 명실상부 글로벌 '톱3' 지위를 공고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조 단위 투자금 확보, 수율 개선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29일 SNE리서치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SK온의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은 6.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p 늘어난 것으로, 국내 3사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다.


이 기간 배터리 사용량은 15.8GWh로, 성장세(107.8%)가 가장 가파르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아이오닉5, EV6 판매가 뚜렷하게 증가하며 고속성장이 가능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포드의 야심작인 전기 픽업트럭 F-150 고객 인도도 본격화돼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SK온의 무서운 성장세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투자에 기인한다. 앞서 SK온은 2025년까지 220GWh, 2030년까지 500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유럽·중국 합작·단일공장 증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분기에는 미국(조지아) 1공장(10GWh), 헝가리(코마롬) 2공장(10GWh) 양산을 시작해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내년에도 대규모 상업가동이 예정돼있다. 2023년 1분기 미국(조지아) 2공장(12GWh)이어 이어 이듬해엔 헝가리 이반차 공장(30GWh)과 중국(옌청) 2공장(33GWh)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포드와 합작해 설립한 블루오벌SK 공장이 가동된다. 테네시 공장 생산능력은 43GWh이며 켄터키 공장은 86GWh(43GWh 2기)로 총 129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EV6의 연식변경 모델 ‘The 2023 EV6’ⓒ기아

로드맵대로 순항한다면 SK온은 경쟁사인 삼성SDI와 일본 파나소닉을 누르고 명실상부 글로벌 톱3 지위를 공고히하게 될 전망이다. 2028년까지 삼성과 파나소닉의 생산능력(SNE리서치 전망)이 각각 214GWh, 125GWh 수준임을 고려하면 SK온이 3년 가량 앞선다.


수주잔고도 글로벌 톱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수주잔고는 1600GWh로, 이는 80키로와트(KW)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외형 확대에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SK온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 단위 투자금 확보와 더불어 양산 수율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SK온은 현재 프리IPO를 통해 자본 조달 절차를 밟고 있다. 당초 상반기 중 딜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투자 시장을 고려해 하반기로 늦췄다. 업계는 SK온 프리IPO가 마무리되면 약 2~3조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뿐 아니라 포드 등 OEM과의 JV(합작투자)와 현지 정부 인센티브, FI(재무적 투자자), SI(전략적 투자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추진중이다. 다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금리인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SK온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 ⓒSK온

기업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손익 실현을 앞당기는 것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 SK온 상장 시점은 2025년 이후로, 그 사이 배터리 사업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 받으려면 무엇 보다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급선무다.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 압박이 높아지고 있고 반도체 공급난으로 글로벌 완성차들의 전기차 생산·판매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이 과제를 해결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원자재·반도체 리스크 외에 최근 양산에 돌입한 미국, 헝가리 공장 수율 정상화도 시급하다. 수율은 생산 과정을 통해 제조된 제품 중 양품(합격품)의 비율을 말한다. 코마롬 공장 등 배터리 사업장 수율은 아직 90%에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뛰어든 경쟁사들이 수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90%대로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은 SK온의 수율 개선 과제는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업체들의 북미 투자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서라도 완제품 출고 비율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초기 수율은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산 수율 개선은 추가 수주 확대 뿐 아니라 영업이익 개선과도 직결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SK온이 올해 60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내년에는 750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SNE리서치는 내년 흑자전환 이후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이 5%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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