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내버스 기사가 심정지로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학생에게 심폐소생술 응급조치를 통해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7일 오후 5시16분께 서광여객 소속 승무원 엄원섭 씨가 울산 남구 신정동 모 아파트 정류장 인근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남학생을 발견했다. 엄씨는 곧바로 버스에서 내려 20분 간 심폐소생 조치를 취했다.
엄씨는 곧바로 버스 운행을 잠시 멈추고 학생에게 달려가 맥박을 체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20여 분 동안 응급처치를 벌였다.
엄씨는 이어 학생의 맥박과 호흡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학생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모습을 보고 버스운행에 복귀했다.
그의 선행은 울산시 시내버스 불편신고 접수처에 "928번 버스 승무원이 큰 일을 했다"는 여러 통의 전화가 오면서 알려졌다.
엄씨는 버스 운전 일을 하기 전에 병원 응급실에서 행정 직원으로 근무했고, 사설 응급차도 운행한 경력이 있다. 버스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심폐소생술을 배운 것도 남학생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
엄 씨는 "사람 목숨부터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버스운행을 멈추고 곧바로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눈을 뜨고 의식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도 ‘버스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지’라며 운행중단에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응급조치를 응원해줘 큰 힘이 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