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최대 평균 금리 5.75%, 올해 1.7%p↑
저신용자 연 12% 대출...이자 부담 ‘공포’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신용대출 이자율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의 평균 금리는 반년 새 약 2%p가 뛰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서 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저신용자의 경우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12%까지 달했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8월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는 연 5.20~5.75%로 집계됐다. 금리 상단만 5.75%로 연 6%에 육박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는 올해 1월 4.04~4.52%였는데, 신용대출이 보통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갱신되는 것을 고려하면 7개월 만에 금리가 최대 1.71%p가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도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거듭 인상, 0.5%p에서 현재 2.5%까지 올렸다.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발(發) 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며, 국내 기준금리 인상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기준금리는 3.25%로 점쳐지는데,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 연말 최종 금리가 3.5%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채권시장도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해 요동치고 있다. 신용대출과 연동되는 은행채(무보증, AAA) 6개월물은 지난 22일 기준 3.581%를 찍었다. 2021년 1월 2일(3.61%) 이후 약 10년 9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해 초 대비 2.2배 이상 치솟은 수준이다.
시장은 연말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10%대(1등급 기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신용자에게는 금리 상승이 더욱 가혹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기준 CB사 신용점수가 가장 낮은 600점 이하(저신용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6.40~11.82%를 기록했다. 금리 상단이 12%에 육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경우 마이너스 통장을 취급하는 규모가 워낙 미미해 1건만 적용되도 평균 금리가 높아져,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취약계층에 신용대출 외에도 건별 대출, 원금 분할 상환 등 꼼꼼한 대출 심사를 통해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연합회에서 공시하는 마이너스 통장 금리와 실제 은행 창구에서 취급하는 대출 기준은 차이가 있다. 은행연합회의 공시자료는 은행별 대출금리 비교 편의를 위해서 신용평가회사(CB사)의 개인신용점수를 기준으로 평균 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1000점부터 50점 단위, 9개 구간으로 공시를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각 은행들은 대출자의 거래조건・신용등급 등을 기준으로 한 자체 신용등급으로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 은행이 9월 중 실제 취급한 저신용자의 마이너스 통장 최대 금리 범위는 상당폭 차이가 있다. A은행의 경우 당행 내부 등급 중 가장 낮은 저신용자에게 실행된 대출 수준 범위가 7.36~8.26%였다. 이에 비해 B은행의 최상단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10.4%대를 기록했다. C은행에서는 가장 낮은 저신용자가 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13% 수준이지만, 실제 대출을 받을 때는 10%안팎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차주들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지속해서 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대출금리 급등세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도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저신용‧다(多)채무를 보유한 취약차주를 위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