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으로 쐈는데
서쪽으로 날아가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 미사일이 '역비행' 후 부대 내 골프장에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탄두 낙하지점이 민가와 700m 거리에 불과해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5일 강릉 소재 모 비행단에서 발생한 현무 낙탄 사고와 관련해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서쪽으로 비행한 끝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탄두가 발견된 지점은 사격지점 후방 약 1km로 확인됐으며, 미사일 추진체는 그보다 400m 더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낙하 시점과 관련해선 "거의 발사 직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 설명을 종합하면, 발사 전 점검단계에서 문제가 없었던 현무 미사일은 발사 직후 역비행한 끝에 부대 내 골프장에 "처박혔고", 이 과정에서 탄두와 추진체가 분리됐다는 설명이다.
군 당국은 인근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에서 '화염'이 포착된 데 대해선 추진체 내 추진제가 연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군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추진제가 연소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라며 "짧은 시간이었고 추진제가 소화된 이후 (불길은) 바로 꺼졌다"고 강조했다.
탄두가 폭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특정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추진제가 연소되는 시간이 짧았다"고 말했다. 다만 "더 정확히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탄두 낙하지점 기준으로 약 700m 거리에 민가가 있었다는 점도 밝혔다. 추진체가 탄두보다 400m 더 후방에 떨어졌다는 점에서 추진체와 민가 사이의 거리는 더 가까웠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민가는 남쪽"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아울러 해당 관계자는 군 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폭발위험이나 화재나 이런 게 없었다"며 "안전상 군 비행장 내에 낙탄됐고 군도 피해가 없었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심야에 대대적으로 브리핑을 하면 오히려 주민들 불편을 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지대지 사격계획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즉각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여기에 불편을 느끼셨다면 군에서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현무 발사 실패 이후 주한미군과 각각 에이태큼스(ATACMS) 2발, 총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 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