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선거 입후보 증가로
국가 간 상호·교환 지지
가용표 조기에 소진"
한국이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연임에 처음으로 실패한 가운데 외교부는 "금년 (국제기구) 선거에 과다한 입후보를 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국제기구 선거에선 입후보에 대해 국가 간 상호·교환 지지를 하는데 우리의 과도한 입후보로 상호·교환 지지 위한 가용표가 조기에 소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은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치러진 유엔 인권이사회 2023∼2025년 임기 이사국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그룹에선 △한국 △방글라데시 △몰디브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6개국이 후보로 나섰으며 상위 4개국이 이사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국은 5위에 해당하는 득표로 이사국에 선출되지 못했다. 한국이 해당 선거에서 낙선한 것은 2006년 인권이사회 설립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수 선거에 대한 지지 교섭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교섭력이 약화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우리나라가 과다한 주요기구에 계속 진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견제 심리도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예년보다 많은 14개 국제기구 선거에 입후보해 상호·교환 지지에 기초한 기존 선거 전략의 한계가 노출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내년 국제기구 선거 전략이 올해 말 외교부가 개최하는 선거조정위원회에서 조율된다며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당국자는 "국제기구에서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지고 내외부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이번 선거가 보여주듯이 선거는 경쟁이고 주고받는 표도 있어 제약요건이 있다. 쉽지 않은 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