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무실·보육 프로그램 지원
"플랫폼보다 기술 중심 고민 필요"
"초기 스타트업은 예술가 같은 완벽주의를 버려야 성공한다. 금융 플랫폼 토스가 '간편송금'이라는 단순한 서비스로 시작한 것처럼 뾰족하게 출발해 가설을 검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호재 서울핀테크랩 운영사 그라운드업벤처스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에서 데일리안과 만나 "간혹 핀테크 등 스타트업은 심혈을 기울여서 여러 기능을 갖춘 사업 모델을 만들고 싶어하는 곳들이 있다"며 "사업모델과 상관없이 고객 가설을 빠르게 검증하고, 그 결과를 숫자로 제시해야 투자유치를 통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핀테크랩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보육기관이다. 금융 중심지인 서울 여의도 한 가운데 있으며 지난 6월 기준 82개의 핀테크 기업이 입주해있다. 다양한 금융기관, 금융사들과 빠르고 쉽게 연결되어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저렴한 임대료와 성장 단계별 맞춤형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혜택이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핀테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핀테크기업을 키워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이 작은데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을 이기기 쉽지 않다며 "핀테크 창업자들이 너무 플랫폼에만 관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산업과의 융합, B2B솔루션 사업화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술 중심의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산업의 다양한 문제를 혁신해낼 수 있다면, 글로벌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부터 서울핀테크랩 운영을 맡게된 이 대표는 기업 컨설팅 전문가다. 2013년 대기업 중심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가 2018년 스타트업 전문 컨설팅 회사인 그라운드업벤처스를 설립했다. SK플래닛에 근무하며 핀테크 시초할 수 있는 마일리지 플랫폼 'OK캐시백'과 연계된 신규사업을 진행했고 기술을 통해 돈이 오가는 핀테크에 관심이 생겼다.
이 대표는 핀테크 보육기관으로서 애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그들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기까지 이슈를 찾아내고, 부족한 부분을 함께 해결하며 도와줄 수 있다"며 "컨설팅 해준 기업 한 곳 한 곳을 만날 때마다 '덕분에 투자 받았다'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등 소소한 성과를 들을 때 가장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했다.
서울핀테크랩은 핀테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업 종사자들이 직접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전문가 멘토링, 금융사·정부 네트워킹 데이, IR 데모데이, 해외 IR 개최 및 코칭 등을 지원한다.
이 대표는 서울핀테크랩을 통해 글로벌 핀테크들이 탄생하길 바란다. 그는 "우리나라 핀테크는 내수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어느 순간 정체기를 겪는데 해외로 눈을 돌리는 순간 사업 규모가 달라진다"며 "세계 핀테크보육센터들은 애초 해외 시장이 목표로 두고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도 사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기술 중심의 서비스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