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소 182개…올해만 15개 감소
임직원 이탈 …2019년比 814명↓
국내 카드사들이 비대면 디지털화와 업황 악화를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조직과 임직원 수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 인상 기조가 강화되면서 조달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조직 슬림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업권에 비해 현장 영업소가 많지 않은 카드사인 만큼 자칫 인력감축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국내 8개 신용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NH농협)의 영업소 수는 182개로 작년 말 대비 15개(7.6%)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전인 2019년 말 206개에 비하면 3년이 채 되지도 않아 24개 영업소가 사라진 것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KB국민카드가 영업소 10개를 줄이며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카드와 신한카드가 각각 4개와 1개씩 점포수를 줄였다. 나머지 카드사는 점포 수 변동이 없었다. 다만 이 기간에 영업소를 늘린 곳은 한 곳도 없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대로 인한 비대면 금융 가속화,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영업소를 줄였다”고 말했다.
영업소 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의 임직원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8개 카드사 총 임직원 수는 1만2166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9명(1.3%)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 1만1352명 보다 814명 줄어든 규모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우리카드에서 가장 많은 91명의 임직원이 빠져 나갔고, 이어 ▲신한카드 59명 ▲현대카드 32명 ▲KB국민카드 18명 ▲삼성카드 5명 순으로 직원 수가 축소됐다. 반면 롯데카드와 비씨카드는 각각 45명과 24명씩 인력을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독자가맹점 모집을 위해 단기 계약된 인력의 고용계약 만기일이 순차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자연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조직 슬림화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최근 빅테크와 협업해 PLCC 상품을 개발,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법인카드 위주의 한도증액을 위해 법인매출을 늘리고 개인고객을 대상으로한 비대면 영업 활성화하고 있다.
기존에 카드설계사를 중심으로 대면, 전화상담, 방문신청 위주로 영업활동을 전개했다면, 이같은 비용을 줄이고 데이터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생존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초 은행보다 카드사들의 인력구조가 협소하고, 은행처럼 오프라인 점포 인력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인력감축이 상당히 빠르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카드사들의 영업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젊은 임직원 수 축소 숙도가 빨라지며 핵심 영업인력이 이탈하는 점은 향후 카드사들의 영업환경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쟁심화로 인해 사업모델을 바꾸려는 시도가 보인다”며 “비용을 줄인다는 건 곧 영업 인프라가 줄어든다는 것인데, 이는 바람직 하지 않은 현상이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이 현재 추구하는 방향성이 맞으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향후 민간소비가 개선되고 영업력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면 이를 재건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이유다.
서 교수는 “카드사들이 당장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이 늘겠지만 과거 은행쪽에서 핵심 영업인력 감소를 한 후 후폭풍을 맞았던 사례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