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서비스 위주로 보상하나…카카오 ‘보상정책’에 쏠린 눈

멜론, 카카오웹툰 등 유료 서비스 보상안 발표…카카오모빌은 추후 안내

카카오톡 등 무료 서비스는 보상 근거 無…”대체 가능해 손배 대상 어려워”

카카오, 비대위 출범해 보상정책 수립…다음주 이용자 피해신고 채널 마련

16일 올라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멜론 공지사항ⓒ멜론 캡처

역대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를 야기한 카카오의 이용자 보상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이용약관에 따라 유료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위주로 보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는 전날인 16일 멜론, 카카오웹툰 등 유료 서비스의 일부 보상안을 발표했다. 카카오 유료서비스 이용약관 중 제12조 1항 2호에 따르면 ‘정전, 정보통신설비의 장애 또는 고장, 이용량 폭주나 통신두절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있는 경우' 보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멜론은 이날 기준으로 이용권을 보유한 고객들의 이용권 사용 기간을 3일 연장했다. 카카오웹툰도 콘텐츠 열람 기한을 72시간 연장했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보상안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했다.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브랜드 광고를 하는 업체도 광고료를 내기 때문에 보상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나 다음 프리미엄 메일도 마찬가지다. 다만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보상 근거가 없다.

업계에선 일부 이용자들이 서비스 장애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며 카카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도 승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은 무료이고 대체 가능해 손해배상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체가 약관 규정에 따라 최소한의 배상을 지급할 경우 법원이 추가 배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2014년 3월 통신 장애 사태 당시 대리운전 기사 등 10여 명이 5시간 40분간의 통신 장애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8월 SK텔레콤에 1인당 10~2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약관상 손해배상액 기준이 정해져 있어 통신장애로 인해 실제 발생한 손해를 제한 없이 배상할 의무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화재 직후 가동해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 출범해 이번 장애로 피해를 겪은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주 중 이용자가 입은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피해 신고 접수를 시작하고, 신고 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 16일 현장에서 마련된 간담회에서 카카오 피해보상과 관련된 질문에 “손해배상과 관련해선 아직 본격적인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사업자들이 (보상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추후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방통위는 카카오가 피해원인, 대응조치 등을 이용자에게 고지하도록 점검하고, 복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피해 상황 및 보상 등 관련 대책을 지속해서 점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차적으로 카카오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보상한 뒤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 C&C 데이터센터에서 사고가 난 것이므로 입주 고객인 카카오에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은 “이번 사고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현재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며 “관계 당국의 우려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고, 강도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