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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의리하면 장비였는데, 감옥서 사람 제일 무서운 것 깨달아"


입력 2022.10.24 19:39 수정 2022.10.25 00:01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배신감 때문에 조사 태도 바꿔…형제라고 생각했지만 착각했다는 생각 들어"

"어려울 때 진면모 보여…진짜 형들인 줄 생각했지만, 여기는 비정한 세상"

"이제는 마음 평화롭고 홀가분, 편하게 다 이야기 할 수 있어…사실만 갖고 얘기할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조사 태도를 바꾼 이유에 대해 "배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제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순수하다고 생각했지만 착각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조사태도를 바꾼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배신감일 수도 있는데 제가 착각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게 아니구나.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여기는 비정한 세상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답했다.


또 취재진이 "김용 부원장이 '거대한 조작의 중심에 섰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말해달라"고 하자 "검찰에서 밝힐 일"이라며 "제가 말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짧게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형제들라고 불렀던 사람들의 생각이나 내용이 순수하다고 생각했다"며 "사건 터지고 난 다음에 원래 좀 어려울 때 진면모를 본다고 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들과는 상당히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재판이 잠깐 멈춘 휴정 시간에도 취재진과 만나 심정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감옥 안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며 "1년을 참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와 보니까 깨달은 것이 많았다. 진짜 형들인 줄 생각했다"며 "'의리'하면 또 장비(자신을 지칭) 아니겠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구나'라고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제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하다. 편하게 다 이야기할 수 있고 조사도 그렇게 임할 것"이라며 "예전 조사 때는 그런 (보호) 책임감을 가졌다면 이젠 사실만 갖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검찰수사 과정에선 '의형제'처럼 지냈던 김 부원장이나 정 실장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입을 닫았지만, 더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취지이다. 실제로 그는 최근 검찰 수사에서 김 부원장의 요구로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준비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8억4000여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은 물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곤란해지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물음엔 "그건 상관없다. 곤란하고 안 곤란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측의 접촉 여부에는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정치가 어떻게 흘러가고, 누가 되건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21일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65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구속됐으나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심경 변화를 일으켜 이 대표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법원에 신변보호 조치를 신청한 상태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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