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ZEPAK-PGE, 원전개발 LOI 체결
연말까지 신규원전 기본계획 준비 착수
사업 규모는 한국형 원전 2~4기 예상
폴란드 원전 1단계 수주전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밀려 고배를 마신 한국이 전열을 가다듬고 폴란드 민간발전사가 발주한 2단계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노력에 나선다. 양국은 연말까지 자금조달, 예상공정 등이 담긴 개발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한국형원전 최소 2기에서 최대 4기로 알려졌다.
한국 한국수력원자력과 폴란드 민간발전사 ZEPAK,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 PGE는 31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원전 개발계획 수립 관련 양국 기업간 협력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폴란드 국유재산부와 ZEPAK, PGE도 정부부처간 양해각서(MOU) 체결도 이뤄졌다.
협력의향서는 한수원, 폴란드 민간발전사 ZEPAK,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 PGE 등 양국 3개사(社) CEO가 직접 체결했다. 3개사가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에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3사간 협력은 '폴란드 에너지정책 2040(PEP 2040)'에 포함된 기존 폴란드 정부 주도의 원전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로 추진된다.
양해각서는 산업부 장관과 폴란드 국유재산부 장관이 체결했다. 기업이 추진하는 퐁트누프 프로젝트 원전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수원, ZEPAK, PGE 등 3사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협력방안을 평가할 계획이다. 향후 60년간 폴란드 가정에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폴란드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에너지시스템의 독립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수출 규모는 한국형 원자로 2기에서 최대 4기로 폴란드 측과 이야기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원전 예정 부지는 화력발전소가 있던 곳이라 현지 주민 수용성이 좋고 송전망이 구축돼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폴란드 민간사업의 경우 별도의 입찰이나 진행 절차 없이 MOU와 LOI를 체결한 이후 바로 기본계획을 수립, 타당성 조사 추진해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사는 한국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원전 건설에 대한 계획을 공동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3사는 퐁트누프 부지에 대한 지질공학, 내진, 환경조건 분석을 수행하고 상호간에 제안된 파이낸싱 모델에 따라 사전 작업-건설-운영 단계별 예산을 추산할 계획이다. 3사는 올해 말까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신규원전에 대한 기본계획을 준비할 예정이다.
야체크 사신(Jacek Sasin)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은 "폴란드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며, 원전은 폴란드 상황과 지정학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필수적"이라며 "국유재산부는 ZEPAK과 PGE가 한수원과 협상을 시작했고 폴란드와 한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확실히 양국 간의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폴란드가 한국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원전수출 의지와 정책이 뒷받침된 성과로 평가된다"며 "또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에 원전 노형 수출의 물꼬를 텄고 APR1400의 우수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원전 업계에 일감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원전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아울러 한-폴간 산업‧경제 분야까지도 협력의 수준과 깊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한국의 APR1400 원자로는 3+세대 노형으로 가장 진보된 안전설비 및 보안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ZEPAK이 한수원에 협력을 요청했다는 것은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한국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