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청약에 도전하는 신혼부부 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선호도 높은 신규 단지들은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정부에서 공공주택 공급을 신혼부부 특화 대신 미혼 청년층으로 확대하고 있어서다.
1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올 9월 인천 서구에 분양한 '검단신도시 우미린 클래스원'은 32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313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25.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월 부산 부산진구에 분양한 '양정자이더샵SK뷰'는 54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1793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58.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의 최고 당첨가점은 각각 74점, 78점으로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모두 채우면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69점)를 훌쩍 넘는다.
여기에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으로 선보인 신혼희망타운이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무주택 신혼부부들의 선택지가 좁아졌다.
지난 9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분양형 신혼희망타운 신규 사업 승인 건수는 0건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신규로 추진 중인 신혼희망타운 사업이 한 건도 없어 사실상 폐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청년·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가구 공급계획'에서도 기존 신혼희망타운 브랜드를 삭제하고, 신규 공급형태로 흡수 및 개편했다. 공공분양 청약제도의 경우 신혼부부 공급 비율을 40%로 늘렸지만 제도 적용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내 분양하는 신규 단지 중 특별공급 물량이 많은 곳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별공급 중 20%(일반공급)는 맞벌이 부부 기준 연봉 1억원이 넘어도 접수가 가능하다. 또 기존의 공급방식(우선·일반공급)으로 청약했다가 탈락한 경우 30% 추첨 물량에 포함돼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다.
잔여공급은 추첨제로 선발돼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에게 유리하고, 월평균 소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자산기준을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기회의 폭이 넓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공급계획의 경우 대체로 청년에 대한 혜택에 무게가 실렸고, 신혼희망타운도 사라지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수요자라면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공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다만 특별공급은 평생 한 번의 기회인 만큼 입지나 상품이 우수한 단지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오는 7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일원에 선보이는 '천안 롯데캐슬 더 두정' 특별공급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전용 59~119㎡ 총 584가구 규모다. 이 중 309가구를 특별공급으로 공급하며, 신혼부부 특공은 118가구다. 단지는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두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천안고속버스터미널과 천안종합버스터미널 등 인근으로 편리한 광역교통망도 갖췄다.
한화건설은 같은 날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 선보이는 '포레나 대전학하 1단지' 특별공급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4층, 21개동, 전용 59~84㎡ 총 1754가구 규모다. 이 중 460가구를 특별공급으로 공급하며, 신혼부부 특공은 174가구다. 단지는 홈플러스, 모다아울렛 등의 대형 쇼핑시설 이용이 편리하며 도안신도시 내 건양대병원, CGV, 롯데시네마 등 중심상업지구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