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결과 확정 45시간 만에 첫 짧은 연설
룰라 당선인에 축하 인사도 안 건네
"헌법 계속 준수…지지자들에 감사"
지지자들, 도로 점거 시위 이어가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투표결과를 인정하는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지만 새 정부에 권력이양은 승인했다. 45시간 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분가량의 연설을 통해 "공화국의 대통령이자 시민으로서 헌법을 계속 준수한다"며 "마찬가지로 경제적 자유, 종교자유, 언론자유, 정직함 그리고 수백만 브라질 국민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영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언급이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인사는 건네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 후 대통령 비서실장은 현 정부가 신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것을 승인했다. 치로 노게이라 비서실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법에 따른 요청이 있을 경우 정부 이양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또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들에게 도로 점거 등을 멈추도록 촉구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이틀 가까이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자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 이에 대선 결과에 반발한 지지자들은 전국 주요 도로에서 트럭과 승용차 등을 동원헤 점거 시위를 벌였다.
현지 경찰은 이날 오후까지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트럭 운전자들은 브라질 27개 주 중 22개주의 도로 227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통행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상파울루 국제공항 진입로가 차단돼 국제선 운항이 일부 취소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 분개하고 불공정하다는 느낌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면서도 "평화적 시위는 언제든 환영이지만 우리가 좌파처럼 수시로 사유재산을 침해하고 재물을 손괴하며 권리를 억압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의 선거 체제가 부패했다고 주장해왔으며 지난 30일 투표를 앞두고 좌파가 투표를 조작하려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룰라 당선인의 대선승리가 발표된 뒤에도 이틀 동안 보우소나루가 침묵을 지키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처럼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룰라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선 50.9%의 득표율로 49.1%를 취득한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에 간신히승리했다. 이에 따라 남미 좌파의 ‘대부’로도 불리는 룰라 당선인은 브라질 첫 3선 대통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