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 사업, 9년 적자 딛고 성장동력 '우뚝'
배터리 잔고 370조…카메라 모듈·디스플레이도 '수혜' 전망
LG 통신 계열사도 충전 사업 중심 전기차 인프라 확대할 듯
차량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되는 디스플레이, 차 구동을 담당하는 전기모터, 전기차 동력원으로 활용되는 배터리는 친환경차 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부품들이다.
전기차를 필두로 친환경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들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LG의 전자·화학·통신 '삼총사'가 그룹 실적을 뒷받침하는 효자 사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전장) 사업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6% 늘어난 2조3435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961억원으로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주요 제품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VS사업 주요 제품으로는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텔레매틱스,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이 있다.
LG전자는 2013년 VC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전장 사업을 시작했으나 9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미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 글로벌 회사 인수합병(M&A)을 포함해 매년 수 천억원의 돈을 쏟아부었다.
2018년 차량용 조명업체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글로벌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손 잡고 합작사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을 출범시켰다.
이로써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VS), 차량용 조명(ZKW), 전기차 파워트레인(LG 마그나)으로 구성되는 '삼각편대'를 구축, 종합 전장 사업자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지난해 9월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을 인수하는 등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술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전기차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의 VS사업 성장세도 뚜렷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차량용 통신장비(TCU) 시장에서 처음으로 30%의 점유율을 넘어서며 독일 콘티넨탈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3위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이다.
TCU는 차량용 통신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으로 네트워크를 온보드 전자 시스템에 연결하고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LG이노텍, 전기차·자율주행차車 수요에 5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
LG이노텍 역시 전기차·자율주행차 수요 확대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대표 기업이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48% 늘어난 3808억원으로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판매가 늘어나면서 5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차·자율주행 시장 성장으로 BMS, DC-DC 컨버터, 레이더, V2X 모듈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BMS는 배터리의 효율과 수명을 관리하는 부품이며 DC-DC 컨버터는 배터리에 있는 고전압 에너지를 차량 내 전기·전자장치에 사용되는 저전압 에너지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로,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기판을 소재로 사용해 자유자재로 구부리거나 휘게 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CES(세계가전전시회) 등에서 화면 자체가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기술을 인정 받아 LG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차량용 디스플레이(10인치 이상)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내년 95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고 2024년에는 10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해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LG 배터리 수주잔고만 370조…통신 계열사도 충전 사업 확대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배터리를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3분기 영업이익은 521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7243억원)에 이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배터리 수주잔고는 9월 말 기준 370조원으로, 이를 소화하기 위해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등 주요 완성차업체와 북미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중이다. 전기차 수요 강세로 명실상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LG는 전기차 구성 뿐 아니라 충전 사업 등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헬로비전은 2019년 3월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한 이후 아파트·공공주택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해오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전기차 충전 토탈 솔루션인 '볼트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을 조율중이다. 충전 통합 서비스를 통해 '찐팬' 수요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LG전자는 지난 6월 전기차 GS에너지 등과 충전기 제조사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충전기 사업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