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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20만원’ 호텔업계, 침울한 분위기 속 예약전쟁 시작


입력 2022.11.09 07:21 수정 2022.11.09 07:2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일반 외식업계 분위기와 대조

12월 한시적 가격 인상에도 불구 인기

겨울철 ‘딸기뷔페’도 문전성시 이룰 듯

거리두기 해제 이후 웨딩수요도 폭발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아리아 ⓒ 조선호텔

핼러윈 참사 추모 분위기로 회식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특급호텔 내 외식업장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2월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연말 예약전쟁이 시작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호텔 등 국내 주요 고급 호텔이 연말 특수를 맞아 12월 뷔페 가격을 상향 조정한다. 연초 한 차례 인상한 바 있지만, 크리스마스 등을 위해 평상시보다 더 풍성한 메뉴 구성을 하면서 재료값 부담으로 가격을 한시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롯데호텔 서울의 라세느는 성인 1인당 주말 저녁 뷔페 가격을 현재 15만원에서 18만원으로 20% 조정했다. 크리스마스 연휴인 12월 23~25일에는 19만원으로 기존 디너 가격보다 4만원을 더 받을 예정이다.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는 12월1일부터 11일까진 17만5000원, 12일부터 31일까진 18만5000원으로 각각 12.9%, 19.3% 인상한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아리아 역시 12월에 주중 런치가 12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16%, 주말 디너는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13.3% 조정된다.


통상 1부, 2부로 나뉘는 호텔 뷔페 식사는 약 2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1인당 2시간에 거의 20만원 남짓한 가격을 내며 밥을 먹지만 예약 문의는 폭증하는 중이다. 연말에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뷔페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급증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럭셔리 소비 트렌드 공략이 먹혔다고 분석한다.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씀씀이가 커지면서 특급호텔에서 즐기는 고급 식사와 디저트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스몰럭셔리’를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반면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지난해 대비 어느 정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조용한 연말을 준비하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단체예약 취소 등으로 타격이 큰 상황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연말모임을 뷔페에서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라며 “중식, 양식, 일식은 호불호가 있어서 모임인원 수가 많아질 수록 주최자가 느끼는 안정감이 뷔페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크리스탈볼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 12월 최대 성수기…뷔페영업장부터 객실 활기


겨울은 호텔업계 최대 성수기로 통한다. 3월까지 이어지는 딸기뷔페 등 연중 가장 큰 뷔페 행사가 예정돼 있는 데다, 크리스마스와 각종 연말 소규모 모임 행사 등으로 예약률이 급증하는 시기다. 연말 투숙률 역시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호텔의 ‘꽃’인 뷔페 영업으로 활기를 띈다. 국내 특급호텔의 경우 도심 속에 위치해 있어 고급 레스토랑과 뷔페 등 식음 장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식음 영업 재개 여부에 따라 호캉스 등 객실 영업도 영향을 받는다.


업계는 올 겨울 ‘딸기 뷔페’ 장사에 대한 기대도 높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잇따르면서, 매년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다가오면 업계에서는 경쟁하듯 다양한 빙수를 선보이는데 공을 들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고객들이 식음에 있어서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를 만족시키는 곳들을 많이 찾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호텔 음식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웨딩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예비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토요일 점심 시간대 웨딩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정도다. 코로나19에 따른 하객 불편과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지난 2년간 결혼식을 미뤘던 수요가 내년 봄을 기점으로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업계는 올해부터 관련 수요가 크게 늘 것을 대비해 예식뿐만 아니라 ‘프러포즈-결혼식-해외 신혼여행’으로 이어지는 웨딩 파생 수요를 타깃으로 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제한적인 비즈니스 연회 수요 대신 웨딩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인바운드 고객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객실점유율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코로나 이전 대비 완벽하게 회복이 되진 않았지만 입국 절차 간소화 등에 따라 실제로 외국인들 투숙률도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호텔업계에서 4분기는 최고 성수기로 본다”며 “연말 모임이나 행사 등이 많기도 하고 집중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4분기에도 3분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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