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모듈 외에 반도체 기판·전장부품사업 투자 확대
올 3분기, 전년 대비 설비 투자 및 임직원 수 크게 늘어
현재도 인력 채용 진행 중
애플 수주로 올해 3분기 매출 호조세를 자랑했던 LG이노텍이 최근 기존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판소재 사업 및 전장부품사업에도 대폭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LG이노텍이 밝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광학솔루션사업부·기판소재사업부·전장부품사업부에서 집행한 투자 금액은 1조3868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8757억원에서 58.4% 증가했다.
동시에 임직원 수도 늘었다. 올해 3분기 임직원 수는 평균 1만3564명(기간제 및 정규직 포함)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만983명과 비교해 23.5% 늘었다.
아울러 현재도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기판소재사업부 내 FC-BGA 연구개발·생산기술 및 관리를 담당할 경력사원을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냈다. 채용 예정 인원은 두 자리 수 이상이다.
해당 직군이 담당할 업무는 FC-BGA 제품개발 및 핵심공정 기술 경쟁력 확보다. 아울러 LG이노텍은 기판소재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경력사원 모집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인력 충원의 배경에는 투자 확대가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이하 FC-BGA)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다. 앞서 2월 FC-BGA에 41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처음 관련 조직을 만든 후 첫 공식 투자 계획이다. FC-BGA는 PC, 서버, 네트워크 등의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FC-BGA사업에 뛰어든 삼성전기의 2조원에 달하는 투자 규모보다는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의 쏠림 현상이 있다는 부분을 감안해 사업 다각화를 차차 진전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재 LG이노텍의 매출 비중은 기판소재사업이 10%, 전장부품이 8%, 카메라모듈이 7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14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당기 총수익 중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 매출이 9조7022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플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자부품사를 포함한 대다수 기업이 최근 경기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대거 납품하는 LG이노텍의 3분기 호조세가 이어졌던 결정적인 근거다. 이노텍은 올해 4분기까지 이같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단기적인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같은 애플 편중 수익구조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역시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판과 전장사업을 키워서 카메라 모듈 사업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점차 완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LG이노텍의 신사업 진출 및 고객사 다변화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노텍이 발표한 FC-BGA 설비 4130억원의 투자가 2024년까지 예정돼있고, 자연히 그 양산 시점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LG이노텍 한 관계자는 "이노텍이 FC-BGA 사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올해 초인 만큼, 고객사 다변화라든지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꾸려간다는 기조"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인력 충원의 경우 오로지 FC-BGA 사업만 담당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진행해오던 사업에서 연동되는 부분이 많다. 기존 주력 사업의 시장 지배력 유지 및 미래 성장 동력을 새로 발굴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