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마찰을 빚고 있는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가 모욕적 언사, 가스라이팅, 음원 수익 미지급 등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법인카드를 사적 사용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권 대표와 이승기의 이번 사태는 지난 15일 이승기가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후크에 '음원료 정산금 청구의 건' 내용증명을 발송하면서 알려졌다. 이승기는 후크에 그가 참여한 모든 앨범의 유통으로 인한 수익 내역을 공개하고, 이에 기초해 미지급된 음원료를 정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2004년 정규 1집 '나방의 꿈'을 발표하며 '내 여자라니까'라는 곡으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오른 이승기는 137곡을 발표하며 증빙된 것만 9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그가 받은 음원수익은 단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게다가 권 대표는 이승기에게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행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디스패치는 지난 23일 이승기의 내용증명을 받은 후크엔터 권진영 대표와 회사 이사, 이승기 매니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권 대표는 "(이승기가) 내용증명도 보내고 막가란 식으로 그렇게 나오는 거 같은데 내 이름을 걸고 죽여 버리고, 내 나머지 인생을 걸고 그 XX를 죽이는데 쓸 거야"라며 분노했다. 회사 이사는 화가 난 권 대표를 말리려고 했지만, 권 대표는 "시끄러 그만해. 가만히 있어. 내 남은 인생을 그XX를 죽이는데 쓸 거야. 너도 나가. 씨X것들"이라며 소리를 쳤다.
폭언과 동시에 물건을 내리치는 소리도 들렸다. 또 권 대표는 "우리가 XXX(회계팀 직원)한테 했는데 지가 안 한 거잖아. 그 미친X 일하기 싫어서 안 한 거잖아. 안 준 거잖아. 그거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는데 왜 지X이야"라고 고함을 지르며 음원 정산 내역 문제를 회계팀 직원의 탓으로 돌렸다.
이승기에 47억 빌리고 이자율은 0%
갑질 가스라이팅 법인카드 유용까지
거듭되는 논란에 고개 숙인 권진영
"개인재산 처분해 책임지겠다"
권 대표의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갑질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디스패치는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근무하던 A씨의 말을 인용, 명품 구매력이 큰 VIP인 권대표가 외제차 발렛 중이던 A씨에게 배기음을 트집 잡아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해 모멸감과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
빌딩 매입을 이유로 지난 2011년 이승기에게 빌려간 부동산 투자금 47억원을 권 대표가 개인 자산을 위해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매체는 권 대표가 이승기의 투자금을 보태 해당 금액의 두 배인 94억 5000만원 청담동 빌딩을 매입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6월 금전적 채권 채무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후크는 투자금을 대여금으로 바꿨고, 이승기는 후크로부터 '원금+이자'에 해당하는 '67억원'만 받았다고 한다. 후크는 이 건물을 팔아 82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데 이승기는 후크가 건물을 살 수 있게 돈만 빌려준 셈이 됐다고.
여기에 법인카드 횡령 논란까지 불거졌다. 디스패치는 30일 권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입수, 2016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6년간 약 28억원을 유용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권 대표의 법인카드 한도는 8000만원에 이르는데 이는 이승기 팀보다 40배 많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자신의 친동생을 가짜직원으로 등록시켜 4억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모친에게는 월 500만원 법인카드를, 명품매장 직원 A씨에게는 월 10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난 6년 간 명품 쇼핑에 약 18억원을 사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진흙탕 싸움에 법인카드 횡령 의혹까지 나오자 권 대표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30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매니저로 25년을 살았다"고 운을 떼며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 일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은 처음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다툼이든 오해 든 그 시작과 끝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생각한다"며 "저는 제가 25년을 다해 만든 회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에게도 그리고 지금 소속 연예인들에게도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아울러 이승기씨 관련 다툼에도 온전히 책임지는 자세로 낮추며 제가 지어야 할 책임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1990년대부터 가수 이선희의 매니저로 17년간 활동한 권진영 대표는 지난 2002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후크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후크 소속 연예인은 이선희와 이승기 둘 뿐이었다. 2004년 매입한 청담동 빌딩이 첫 공식 사옥이 됐다. 그는 2010년 이서진, 2017년 윤여정, 2021년 박민영 등을 영입하며 회사의 몸집을 불려 나갔다. 최근에는 SBS TV 예능 '편먹고 공치리' KBS 1TV 여행다큐 '한 번쯤 멈출 수밖에' 등을 공동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