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세 번째 실점 장면 놓고 "내 탓 아닌가" 자책
우루과이전 이후 악화된 상태에서도 출전 강행 가능성
3일 포르투갈전 앞두고 지켜보는 팬들도 기대와 걱정 교차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김민재가 자책하고 있다.
김민재의 국가대표팀 선배인 구자철 KBS 해설위원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이스타TVxKBS’가 공개한 영상에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지난달 28일) 종료 후 김민재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구자철 위원은 “민재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는데 냉정하게 얘기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세 번째 실점에서 내 위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골 먹은 거 아니냐’”라며 “너무 슬프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김민재가 언급한 가나전 세 번째 실점 장면은 이렇다.
가나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전반에 2골을 내준 뒤 후반 조규성의 연속 헤더골로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한 골을 내줘 2-3 분패했다.
김민재가 언급한 세 번째 실점은 박스 중앙에서 이냐키 윌리엄스의 헛발질 실책이 가나의 찬스로 연결되면서 쿠드스의 골로 연결됐다. 김민재는 윌리엄스에게로 오는 볼을 차단하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
이에 구자철 위원은 “민재에게 ‘윌리엄스가 슈팅을 하려 했을 때 너가 바로 리액션을 했고, 윌리엄스가 슈팅을 했으면 너의 몸에 맞고 나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김민재의 잘못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나 팬들도 해당 실점 장면을 놓고 김민재 위치를 탓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민재는 정상급 수비수로서 팀의 결정적 실점을 막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있다.
우루과이전에서 당한 종아리 근육 부상 탓에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김민재를 보면서 구자철 위원뿐만 아니라 많은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국가대표로서 헌신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월드컵만으로 축구 커리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민재의 무리한 출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민재는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UEFA 챔피언스리그, 세리에A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나폴리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다. 그만큼 피로가 누적된 상태라 회복에도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가나전도 고통을 참고 뛴 김민재는 후반 권경원과 교체됐다. 지금으로서는 포르투갈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지난달 30일 훈련에서는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가나전을 앞뒀을 때랑 비슷한 패턴이다. 하지만 가나전 결과에 자책하고 있는 김민재가 출전을 강행할 가능성은 있다. 반드시 포르투갈을 이겨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흥민 등 모든 선수들이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데 수비의 핵인 김민재가 빠질 리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을 마친 뒤 “김민재는 부상 이후에나 회복 중에나 훈련 중에도 의욕과 희생 정신을 보여준 선수다. 만류 속에도 가나전에 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재가 어떤 성향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발언이다. 과연 김민재가 포르투갈전에서도 투혼을 불사르며 출전을 강행할 것인지 팬들의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