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백혜련 "남욱 전문증언,
증거능력 없다…신빙성도 부족해"
언급 당사자 윤영찬도 '즉각 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관련 자료'가 이낙연 전 대표측에 전달됐다는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서의 주장과 관련해 민주당 인사들이 즉각 부인하거나 해당 진술의 증거능력·신빙성을 부정하고 나섰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6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남욱 변호사는 여태까지 직접적으로 자기가 경험한 진술을 한 게 단 하나도 없다"며 "유동규가 중간에 끼든지 정영학이 끼든지 전문진술·전문증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욱 변호사는 전날 공판에서 "대장동 차명지분설과 '50억 클럽' 관련 자료를 정영학 회계사측 박모 씨가 (이낙연 전 대표측) 윤영찬 의원에게 넘겼다는 얘기를 기자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와 관련된 내용을 기자가 들은 것을 다시 남 변호사가 기자로부터 전해들었다는 형태라 이른바 전문진술(傳聞陳述)에 해당한다. 진술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게 아닌, 타인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 검사 출신인 백 의원이 이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백혜련 의원은 "자기가 경험한 것이 단 하나도 없어 실제로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내가 볼 때는 신빙성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관련해서 지금까지 화천대유 관련자들이 진술한 게 증거가 있느냐"며 "앞뒤도 안 맞는다"고 일축했다.
남욱 변호사의 진술 중에서 언급된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 윤영찬 의원도 전날 입장문을 내서 남 변호사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윤영찬 의원은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공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진술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며 "윤 의원은 정 회계사와 일면식도 없으며, 남 변호사가 기자로부터 전해들었다는 자료를 전달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이 즉각 부인한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사안'을 터뜨린 게 지난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와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 측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의구심이 남 변호사의 진술로 뒷받침되는 것처럼 인식되면, 향후 당내 명분 싸움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실제로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군소 매체들이 남 변호사의 주장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검찰과 수구언론, 이낙연계가 합동작전을 짰다'고 떠들고나서는 상황"이라며 "이 사안이 커지는 게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서는 좋을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남욱 변호사의 진술로 분당(分黨)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인사들도 부정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 남욱 등이 마음을 바꿔서 새로운 얘기들을 자꾸 하고 있다"면서도 "전체 당원과 국민들의 77.77%의 압도적 다수로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대표로 선출된 분인데, 그런 사법적 절차에 따라서 '지금 당장 바꾸자' 그렇게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같은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비대위는) 지금은 좀 섣부른 논의"라며 "(분당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