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쏘아올린 '文 소환조사 거부'…"거부하면 체포영장 발부해 신병 확보"

'서해 피격 사건' 검찰, 文 소환 가능성 언급…서훈→박지원→문재인 수순 전망

법조계 "전직 대통령도 일반 국민, 檢조사 거부 자유지만…체포영장 발부나 긴급체포 가능"

文 전 대통령, 朴 전 대통령 검찰 조사 거부하자 "대통령이라고 예우하지 말고 피의자로 다루면 돼"

검찰, 정치적 부담 때문에 실제 文에게 체포영장 집행할 가능성 낮아…출석요구 하며 여론전 펼칠 것

박지원 전 국정원장(좌)과 문재인 전 대통령(우).ⓒ 국회사진취재단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전직 대통령이라도 현재는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소환 조사를 할 수 있다며, 불응 시에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어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지난 7일 박 전 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까지 나온 모든 걸 보면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할 수 없다. 해서는 안 된다"며 "문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대해 "아직 계획은 없지만 관여 정황이 포착될 경우 조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구속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이어 박 전 원장에 대한 조사까지 마무리되면, 다음 순서는 자신이 해당 사건 처리를 '최종 승인'했다고 스스로 밝힌 문 전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개입했다는 진술이나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증거 등이 확보된 상태에서 박 전 원장의 주장대로 소환 조사를 거부하면 '정석대로'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검찰에서 일했던 조주태 변호사는 "우선 문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법적인 측면에서는 피의자가 출석을 안 하면 체포영장이나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구주와 변호사(법무법인 파라클레투스) 역시 "전직 대통령도 일반 국민과 동일하다"며 "검찰 소환 조사를 거부하는 건 자유지만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거나 긴급체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정석은 소환조사 불응 시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지명수배하는 것"이라면서 "문 전 대통령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자 '검찰도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게 아니라 그냥 피의자로 다루면 된다. 즉각적인 강제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지금 문 전 대통령도 명확히 민간인 신분이니 예우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이 정치적 부담 때문에 실제로 문 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중론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에서 문 전 대통령을 체포하는 건 부담이 될 것이다"며 "출석 요구를 여러 차례 하는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당당하면 소환 조사에 응하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고, 그럼 문 전 대통령도 끝까지 거부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변호사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검찰에서 정치적 고려가 있을 수 있다. 법적인 부분보다는 정치적인 대목인데, 검찰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짐작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