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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전세대출 이자율 줄인하…예대금리차 '눈치'


입력 2022.12.19 11:26 수정 2022.12.19 11:34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농협·우리銀 '선수'…다시 5%대

예·적금은 그대로…격차에 고심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뉴시스

은행권의 전세대출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를 주시하겠다며 경고음을 내보내자 은행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특히 최근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로 예·적금 상품 금리는 인상하지 못한 채 대출금리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자, 과도한 이자 장사 비판 여론을 의식해 미리 대응에 나선 행보로도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다음 달 2일부터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1%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고정금리 대출에 한해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전체 대출금리를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상품은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보증하는 NH전세대출 상품이다.


금융채 24개월 기준 '서울보증 NH전세자금' 대출 상품의 금리는 지난 15일 기준 연 5.61∼6.91%에서 내년부터 연 4.81∼6.91%로 하향 조정된다.


금융채 24개월 기준 '주택금융공사 보증 상품'은 연 5.64∼6.94%에서 연 4.84∼6.94%로, 금융채 25개월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상품은 연 5.61∼6.91%에서 연 4.81∼6.91%로 각각 인하된다. 상단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최근까지 하단 기준 연 5% 중반대였던 전세대출 최저금리가 다시 연 4%대까지 떨어지게 됐다.


농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인하는 최근 5대 은행 중 두 번째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9일 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주택금융공사 보증의 경우 0.85%p, 서울보증보험 보증의 경우 0.65%p 인하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내부 신용등급 기준으로 3등급인 고객이 만기일시상환 조건으로 주택보증 우리전세론을 이용할 경우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6.26∼6.66%였지만, 9일부터는 5.41∼5.80%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이 전세대출 금리 내린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대출금리를 매주 살펴보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의 금리 변동 추이를 주 단위로 상세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으로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공시되는 지난달 예대금리차도 은행들에게는 부담이다. 1금융권으로 자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케이뱅크를 제외한 모든 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예·적금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반면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7%를 웃돌고, 6%까지 올랐던 예금금리는 5%대로 내려오면서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예대금리 차이가 벌어질수록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잘했다는 의미라서, 은행 입장에서는 과도한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린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수신금리 경쟁이 열이 올랐던 측면이 있어서 다들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수신금리가 올라가면서 조달금리도 상승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 영향이 있는데,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서 대출금리 인상 요인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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