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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냉동’에 따라 달라지는 맛...식품업계, 포장기술 확보에 속도


입력 2022.12.21 07:34 수정 2022.12.21 07:34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업체 간 제품 경쟁…포장 기술로 직결

각기 다른 기술력 통해 맛·식감 확보

더미식 국물요리 7종 제품 사진ⓒ하림

식품업계가 가정간편식 포장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음식을 전달하기 위함도 있지만, 포장과 보관 기법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맛을 컨트롤 하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통해 맛과 식감을 보존하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인가구를 발판삼아 승승장구했던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만나 더욱 고성장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음식을 담는 HMR 용기도 함께 변신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과거 간편식 용기는 단순히 음식을 담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일차원적 기능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기능성’ 측면이 더욱 확대되고 한 기업의 정체성을 담는 것으로까지 발전했다. 요리에 따라 그 특성에 맞게 냉동과 상온 등 보관 기법을 달리해 선보이고 있다.


포장 기술 경쟁은 치열하다. 각 식품기업들은 앞다퉈 최신 기술을 접목한 포장 용기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간편식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갓 조리한 음식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하림이 운영하는 ‘더미식’은 지난달 냉동 국물요리 7종을 출시했다. 상온 제품이 대세인 국물요리 시장에서 냉동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재료 본연의 식감이 무르지 않게 가열 공정을 최소화하고 영하 35도 이하로 급속 냉동해 원재료 본연의 맛과 향, 형태 등을 최대한 살렸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상온 제품은 보관 편의성이 높고 가성비가 좋지만, 멸균 처리로 인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 냉동 포장을 채택했다. 상온 국물요리는 오랜 시간 상온에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100℃가 넘는 높은 온도에서 레토르트 처리를 해야 한다.


하림 관계자는 “냉동제품의 경우 멸균 처리를 레토르트보다 더 적게 할 수 있어서 건더기 자체가 큼지막하고 물러지지 않는 장점이 크다”며 “패키지의 내구성과 보전성을 높여주는 우수한 종이강도를 가진 포장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비비고 국물요리 연출이미지ⓒCJ제일제당
◇ 식품기업, 패키지 한계 극복에 사활


현재 국물요리 HMR 시장은 상온 제품 위주로 형성돼 있다. 업계 추산 국내 국물요리(상온·냉동·냉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640억원이다. 이 가운데 상온 국물요리 시장은 지난해 약 3730억원 규모로 전체의 66.1%에 달한다.


식품 기업들은 상온 제품이 다양한 한계를 지닌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제당은 HMR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온 가정간편식 제품 카테고리를 꾸준히 늘리며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상온 HMR 제품을 처음 내놓은 것은 2015년 상온 복합밥 제품인 ‘햇반컵반’이다. 이어 2016년 ‘비비고 국물요리’, 2018년 ‘비비고 죽’, 2019년 ‘비비고 생선조림’을 내놓으며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한 데 이어 상온 안주 간편식에도 뛰어들며 시장을 키웠다.


이처럼 ‘비비고 국물요리’가 단기간에 가정에 파고든 데는 육수 제조기술과 원물 전처리 기술 등 연구개발력이 바탕이 됐다. 그동안 상온제품은 맛이나 식감 등에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제당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노력이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일례로 진액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육수를 우려내는가 하면 고기 조직을 부드럽게 하는 자체 개발 성분으로 고기를 재워 질긴 식감과 육즙 손실을 방지한다. 여기에 레토르트 공정에서 무르기 쉬운 채소는 칼슘용액과 55~65도의 저온 블렌칭(데치기) 기술로 단단한 식감을 살려냈다.


업계서는 향후에도 상온 간편식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온간편식은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데다 휴대와 조리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식품회사들이 상온간편식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상온보관 제품의 패키징은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 제품을 뜯지 않고 그대로 데울 수 있는 파우치형 제품이 대표적이다. 아워홈은 지난 2019년 HMR 식품 파우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부피가 작아 한 꺼번에 많이 보관할 수 있고, 용기 세척에 따른 자원 절약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상온 HMR 제품 제조 기술 발달로 상온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는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고 보관과 조리가 간편하다는 장점 덕분에 상온 HMR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식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조리가 간편하고 장시간 보관이 가능한 상온 제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식 HMR 상온 기술' 역량 확보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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