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 자원 한현희, 정찬헌 아직까지 미계약
해 넘기고 사인&트레이드 수순 밟는 것이 현실적
FA 시장에서 선발 투수는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A급 투수에게는 웃돈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며, 로테이션을 지켜줄 수 있는 4~5선발급 투수 역시 복수 구단의 영입전이 펼쳐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키움 소속이었던 한현희(29)와 정찬헌(32)이 매물로 나왔다. 두 투수 모두 젊고,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기에 일찌감치 보금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의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며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현희와 정찬헌이 FA 시장에서 외면 받는 이유는 역시나 장점보다 약점이 더 크게 부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이번 시즌을 허무하게 보내고 말았다. 한현희는 21경기(선발 14경기)에 출전해 77.2이닝만 소화했고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면서 선발과 필승조 모두 소화 가능하다던 과거의 평가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지난해 키움으로 이적해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던 정찬헌은 20경기를 오롯이 선발로 나왔으나 87.1이닝 동안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결국 한현희와 정찬헌은 지난 포스트시즌 엔트리서 제외, 사실상 키움의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여파는 FA 시장에서의 외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현희와 정찬헌의 FA 등급이 각각 A, B등급이라는 약점까지 지니고 있다. 즉, 타 구단이 이들을 영입하려면 보상선수와 보상금을 지불해야하는 출혈이 발생한다.
즉, 영입 시 확실한 전력 보강이 될 수 있으나 굳이 보상금까지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는 것이 한현희와 정찬헌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이대로 FA 미아가 되는 것일까? 방법은 있다. 바로 사인&트레이드다.
일단 키움 구단 측은 사인&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고 있지만,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거 키움은 채태인, 김민성, 김상수 등 세 차례나 사인&트레이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들 모두 키움으로부터 전력 외로 평가를 받았으나 다른 팀 이적 시 충분히 제몫을 해줄 자원으로 분류됐다.
주목할 점은 사인&트레이드 과정에서 키움이 확보했던 현금이다. FA 계약 후 채태인을 롯데로 보내면서 현금 2억원(+박성민), LG행이 확정된 김민성에게는 현금 5억원, 그리고 김상수를 SK로 이적시키며 현금 3억원과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권을 획득했다. 보상금 또는 보상선수를 내주기 꺼리는 타 구단들로부터 최대한을 얻어낸 키움 구단의 협상력이 돋보인 거래들이었다. 그리고 한현희와 정찬헌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며 급할 것 없는 키움 구단은 그저 느긋하게 FA 시장을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