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조사서 77.7%가 가격 하락 전망
“부동산 냉각 속도 빨라, 고금리에 하락폭 확대”
지난해부터 아파트 매매시장은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침제기를 보내고 있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고 매매 가격변동도 약세를 보였다. 올해도 집값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2일부터 26일까지 15일 동안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3089명을 대상으로 주택 매매가격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가운데 7명은 2023년에 주택 매매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의 77.7%(2400명)가 “2023년에도 주택 매매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대답한 반면, 상승할 것이란 응답은 10.2%(315명)에 불과했다. 보합 의견은 12.1%(374명)이었다.
거주지역별로는 서울(81.5%)과 지방5대광역시(80.7%) 거주 응답자들이 ‘하락’을 전망하는 응답 비율이 80% 이상으로 높았고, 경기(74.8%), 인천(76.2%), 지방(75.3%)은 70%대를 보였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58.2%)이 가장 높은 응답률이 나타났다. 이어 경기 침체 지속(19.5%), 현재 가격이 높다는 인식(16.4%)의 순서로 집계됐다.
대다수가 지난해와 같이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과 경기 침체를 우려했으며, 현재 부동산 가격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는 응답도 10% 이상 있었다.
이호연 직방 매니저는 “설문 결과에서 확인했듯이 ‘금리 인상’이 원인으로 작용해 이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수요 감소 등으로 하락을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현재의 가격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높아 최근 1~2년 사이 가격이 급등했던 부분이 피로감으로 누적되며 하향 조정국면을 전망하는 부분도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연간 기준으로도 2013년 이후 9년 만에 약세로 마감됐다”며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과 DSR 등의 대출규제 전면 도입, 높아진 가격 수준에 대한 부담감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 역시 “부동산 냉각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하우스 푸어를 섞은 형태의 또 다른 영끌 푸어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집값을 좌우하는 상황이라 매매, 전세시장에서 모두 대출을 동반하기 때문에 하락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까지 금리가 올라간다면 매매 시장 낙폭은 커질 수밖에 없고, 하반기에는 낙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