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예년처럼 올해도 신년사 생략
평소 소통 통해 엿본 카카오 신년 키워드는 ‘사회적 기여’
네이버는 ‘커머스’ 사활…이달 중 사내 간담회서 올해 비전 공개
네이버와 카카오가 예년과 마찬가지로 신년사 없이 새해 근무를 시작했다. 다만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회 기여’를 언급한 만큼 카카오는 올해 신뢰 회복을 위해 분골쇄신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사업비전을 밝히기 전이지만 지난해 커머스 사업과 기술 수출을 위한 기반을 닦은 만큼 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도 신년사를 생략했다. 네이버는 2013년 NHN에서 분할 출범한 이래로, 카카오는 설립 이후에 단 한번도 시무식을 열거나 CEO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CEO가 평소 간담회나 소셜미디어 등으로 구성원과 수시 소통하고 있기에 한 해의 시작을 별도로 기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연말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이달 중 사내직원 대상 간담회 ‘컴패니언 데이’를 열어 올해 사업 계획과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연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 계묘년에는 카카오가 좀 더 사회에 기여하는 길을 찾아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카카오는 사내 간담회 격인 내부 오픈톡을 활용해 구성원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네이버는 아직 올해 사업계획과 비전 등을 밝히기 전이나 커머스 사업에 전력투구할 전망이다. 2조가 넘는 거금을 투자한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간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큰 만큼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시장 우려를 해소하고 글로벌 C2C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쉬마크 조기인수도 추진 중이다. 8000만명 이용자가 사용하는 포쉬마크 플랫폼에 네이버의 기술력을 더해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말 ‘N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쿠팡과의 ‘물류 경쟁’도 본격화했다. N도착보장은 풀필먼트 사와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사 등 물류 파트너를 연결하는 ‘얼라이언스 모델’을 구축해 배송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또 단축하는 네이버의 새로운 사업이다. 네이버는 해외 물류 파트너와 연합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신도시 ‘네옴시티’에 아크(ARC, AI·클라우드·로봇) 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11월 말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출시하며 기술 상용화에 나섰으며, 사우디 현지와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사우디 정부에 아크아이를 직접 소개해 이들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카카오는 앞서 홍은택 대표가 SNS를 통해 언급한 대로 올해는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대규모 장애 보상을 마무리하고 재발 방지책을 이행하며 골목상권과의 상생 노력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무료 이용자까지 포함한 피해보상안을 발표했으나 아직 손실액이 50만원을 넘는 소상공인의 피해보상안 마련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카카오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인프라 설비부터 서비스까지 시스템 다중화 조치도 이행해야 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서비스 장애 사태 이후 꾸렸던 비상대책위원회를 지난 2일 해체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남은 조치는 계속 이행해나갈 예정이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는 “이번 피해지원은 1015 장애를 계기로 사회가 저희에게 던진 질문들에 답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며 “새해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