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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식 흥행…‘밖에선 투사, 안에선 잡범’


입력 2023.01.12 04:04 수정 2023.01.12 04:04        데스크 (desk@dailian.co.kr)

출두 전 9분 ‘출사표’, 조사 시 A4 6장으로 갈음

떳떳한데 왜 조봉암 김대중 노무현 파나?

혐의 소명 대신 시정 철학 장광설

피의자 병풍 친 41명 의원도 개딸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의 흥행(興行)은 실패했다.


독립운동 의사(義士)까지는 양심상 바라지 못했을 것이나, 민주화 투사처럼 비치고는 싶었을 그의 코스프레(흉내)는 ‘링에 오르기 전과 후가' 다른 태도 차이로 본색이 탄로 났다. 성남지청 앞에서는 ‘출사표(出師表)’를 9분에 걸쳐 읽었다. 검찰 조사에서는 A4 용지 6장으로 진술을 사실상 갈음했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모략으로 고통을 당했다. 이분들 일이 사법 리스크였나? 그것은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였다. 조봉암 사법 살인, 유우성 간첩 조작, 강기원 유서 대필 사건 등 셀 수 없이 많은 검찰의 조작이 있었다.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

이재명은 이 장문의 글을 구상하고 퇴고(推敲)하느라 지난 며칠 예정돼 있던 일정도 취소했다.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 치적’을 낳은 시정 철학 장광설도 담았다.


“잘난 사람만 누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꿨다. 권력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정치가 시민을 위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무던히 애썼다. 기득권자들에게 이재명은 반란이자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다.”

민주당 대표 이재명은 이 ‘장엄한’ 연설을 병풍 방탄 의원 41명을 뒤에 두고 했다. 김의겸 정청래 박홍근 고민정 장경태 김남국 박찬대 서영교……. 주변에 늘어서서 ‘이재명의 죄는 국민을 사랑한 죄’라고 읊조리면서 교주의 핍박에 눈물 흘린 400여 광신도 개딸들과 수준이 조금도 낫지 않은 이 국회의원들의 이름은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분명히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이 9분 낭독 입장문은 공교롭게도, 김만배가 돈을 뿌린 언론들에 그 전문이 실렸다. 이게 토씨 하나 안 빼고 다 게재할 가치가 있는, 사실에 부합하고 논거(論據)가 충분한 서술인가? 범죄자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자사 소속 기자와 관련된 인물을 끝까지 옹호하고 싶은 애절한 마음이 읽힌다.


이재명이 검찰에 내고 입을 닫은 서면 진술서 6장에는 별 내용이 없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는 지난해 9월 같이 해외에 가서 골프도 친 ‘자살 당한’ 측근을 모른다고 한 거짓말로 기소됐을 때 단 5줄짜리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앞뒤 인사말을 빼면 불과 2~3줄이었다. 본데없는 무례이고 비겁이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침묵하고 재판에서 방어 논리를 펴기 위한 작전이라는 해석은 그를 너무 대단하게 봐주는 것이다. 할 말이 없기 때문에 그랬을 뿐이다. 그러니 끝나고 나서 할 수 있는 말이 이런 것밖에 없었다.


“답은 정해졌고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 조사하는 우리 검찰 관계자들 고생 많으셨고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 주시고 함께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다.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제시한 자료들을 봐도 납득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검찰 관계자들이 고생 많았다는 언급에서 이재명스러움이 묻어난다. 불과 12시간 전, ‘위인’들에게 없는 사건으로 죄 만들어 뒤집어씌운 쿠데타 집단으로 규정해 놓았으면서…….


그는 조봉암-김대중-노무현을 팔고 검사들을 권력의 시녀로 비난할 자격이 없다. 왜?


성남FC 불법 후원금 모집 사건은 문재인 정권의 바로 그 시녀(侍女) 경찰과 검찰이 뭉갠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수년간 수사해 무혐의 처분이 난” 이유는 그 검경이 제대로 수사를 안 하고 덮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 이후 비로소 강제 수사가 착수됐다.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 김영환이 고발한 지 무려 4년 만이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정적’을 찌른 게 아니다.


당시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 이재명의 제3자 뇌물 혐의는 매우 단순하고 명백하다. 두산, 네이버, 차병원 등 6개 관내 기업들에 부지용도 변경, 용적률 대폭 상향 조정을 해 주는 대가로, 이재명의 공로가 될 성남시 축구단 발전을 위해 총 182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게 그 요지다.


해당 기업들은 그전과 그 후 수 십억원대의 단 1%의 돈도 후원금으로 내지 않았다. 오직 용도 변경 등의 혜택을 받은 시점에서만 냈다. 그 증거 서류도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성남시의 성남FC 후원금 요구가 있었다”라고 분명하게 진술했다. 이보다 더 확실한 뇌물 증거가 있는가?


‘기소 10관왕’ 타이틀이 예상되고 있는 이재명의 수많은 범죄 의혹 중 성남FC 사건은 거짓말로 걸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이어 두 번째로 수사가 완전하게 끝나 그를 소환한 것이다.


그는 ‘김만배 언론 법조 로비 리스트’와 유동규의 ‘천천히 말려 죽이는’ 이재명 관련 폭로로 시끄러운 대장동과 백현동 게이트, 전주 조폭 출신 쌍방울 전 회장 김성태 태국 현지 검거로 수사에 탄력이 붙을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앞으로도 줄줄이 소환이 되고 기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로 벌어질 ‘개딸 의원’들의 저질 방탄 쇼 속편들도 개봉 박두다.


실패로 끝난 이재명의 이번 검찰 출두 흥행은 다음 차례에서는 재방송이 어려울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 관심이 사그라지고 그 또한 더 이상 팔 ‘위인’들도 없을 것이기에 그렇다.


이재명은 이미 확보해 놓은 검사 사칭 등 전과 4범 타이틀에 걸맞은 잡범일 뿐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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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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