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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속도조절론 부상...韓·美 증시 회복 기대감 ‘업’


입력 2023.01.15 07:00 수정 2023.01.15 07:2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美 인플레 완화에 양국 중앙은행 긴축 기조 약화

지수 상승에 훈풍 기대감…추세적 상승엔 신중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금리 속도조절론이 부상하면서 양국 증시 동반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증시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3일 2386.09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4일(2399.25) 이후 약 한 달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를 2236.40으로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약 6.69% 상승한 것으로 새해 들어 2일과 3일 이틀간 하락한 뒤 지난 4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장중 2200선이 붕괴하는 등 약세를 보였던 것을 잊게 만들 정도의 가파른 오름세다.


미국 뉴욕 증시도 새해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4302.61로 지난주 약 2% 상승했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3999.09)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1만1079.16)도 각각 2.7%와 4.8% 가량 올랐다.


새해 들어 나타나고 있는 양국 증시의 상승세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이 금리 속도조절 가능성 신호를 내비치는 등 긴축 기조 완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6.5%로 11월 수치(7.1%)를 밑돌았다. 전월과 비교하면 0.1%를 떨어지면서 6개월 연속 하락으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완화 양상에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그동안 강하게 견지해 온 긴축 기조도 다소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연준 고위급 인사들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금리 인상 폭을 줄여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 인상(3.25%→3.5%)했다. 사상 첫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2회 연속 베이비스텝으로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그동안 지속돼 온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기자회견 중 이제 미국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어 우리 금리 결정은 우리 상황이 우선시될 환경이 조성됐다고 발언했다”며 “향후 물가 안정 기대 속 성장 약화의 한은 전망과 조합해보면 지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은 종료에 가까워졌다는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개최된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같은 긴축 기조 약화는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동성이 완화되는 신호가 확인되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반등 폭이 커지면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초 양국 증시의 상승세도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오는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종료가 확인되면서 1분기 말까지 증시가 더 반등한다고 해도 이후에도 계속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금리 인상 종료 만으로 미국이 재고를 다 털어내고 침체의 위기를 넘어설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해제만으로 수출 감소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유럽이 가스 위기를 넘긴 것만 가지고 다시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도 주시해야 할 대목으로 3분기까지는 물가상승률에 역기저효과가 적용되지만 그 이후 신 냉전과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자국 기업의 본국 회귀) 같은 구조적 요인이 물가의 하단을 얼마나 지지할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가 워낙 많이 빠졌는데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와 중국의 방역 해제로 상반기 증시 반등을 보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책의 도움 없이도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지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물가 상승률의 하락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대한 고민이 하반기 증시에 대한 답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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