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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심장' 대구 찾은 나경원…속도 붙은 당권 도전 공식화


입력 2023.01.17 15:42 수정 2023.01.17 15:4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대구 동화사 찾은 羅 "결심 거의 서가고 있다"

"저출산위 부위원장 해임은 尹 뜻 아닐 것…

일부 참모의 왜곡된 보고 시정하는 대표 필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동화사를 찾아 점심 공양을 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 캠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정통보수층의 표심을 겨낭해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에 위치한 사찰을 찾아 "마음의 결심이 거의 서가고 있다"며 사실상 당대표 공식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나 전 의원이 자신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한 것이 일부 참모의 뜻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친윤(親尹)'그룹과는 각을 세우는 동시에, 여전히 윤심(尹心)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17일 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동화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마음의 결심이 거의 서가고 있다. 아직 언제 어떤 결심을 말씀드릴 수 있는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때가 아니다"라며 "조금 더 시기를 봐주면 좋을 듯하다. 시기를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과 독립유공자묘역, 무명용사묘역을 차례로 참배하고 "한 번도 당을 떠나본 적 없는 보수의 원류라고 자신할 수 있다"라며 정통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낸 나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찾았던 동화사를 찾으며 재차 정통보수층의 표심에 호소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또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방문했던 충북 구인사에 이어 대구 동화사까지 방문하며 윤 대통령의 행보를 답습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나 전 의원은 의현스님과 차담을 마친 뒤 소면국수와 버섯, 나물, 김치, 오이무침을 곁들인 밥상으로 점심 공양에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나 전 의원은 의현스님에게 "국운융성과 어려운 나라를 바로 세우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해달라"고 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윤심을 대하는 나 전 의원의 전략은 이날 동화사로 가기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나 전 의원은 '헝가리식 저출산 해결책'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데 대해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며 왜곡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윤심(尹心)과 멀어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대통령 주변의 눈과 귀를 가리는 왜곡보고를 시정할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사실상의 출마선언을 했다. 나 전 의원은 "내년 총선승리는 온 국민이 함께 어렵게 세운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자신을 압박하는 친윤그룹을 향해선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나 전 의원의 발언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는 여당 대표가 되겠다는 출마선언임과 동시에 친윤들과는 각을 세우기 위한 투트랙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과의 지지율 역전 현상에 대한 질문에 나 전 의원은 "여론조사가 좋다고 출마하고 안 좋다고 출마 안하는 건 아니다. 여론조사에 관계없이 과연 전대 모습이 어떻게 가야하나 당 미래를 어떻게 돼야하냐가 근본적인 저의 고민 지점"이라고 답했다. 친윤과의 대결구도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을 조력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를 가리는 구도로 전대를 이끌고 가자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나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장제원·박수영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입장에 대한 물음에도 "특별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내에선 나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이 공식화 되는 것이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향후 친윤계와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나 전 의원의 행보는 대선에 출마자나 다를 것이 없다. 이젠 언제 나올지가 중요해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그룹을 서로 분리해서 윤심은 끝까지 안고 가려는 행보는 앞으로의 기존 보수층의 표심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 의원들에겐 끝없이 친윤 프레임을 씌워 차별화를 만들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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