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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판사 출신 대형로펌 변호사 아들도…브로커 도움 받아 '병역면탈'


입력 2023.01.20 11:40 수정 2023.01.20 11:43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검찰, 병역브로커 조사 과정서 변호사 아들 병역 관련 서류·계약서 포함 증거물 확보

변호사 아들, 병역판정검사서 '등급 보류' 해당 신체등급 7급 판정

변호사, 병역브로커 체포되자 구치소 방문 면담…사업연수원 동기에게 변호 부탁

병역브로커 공소장에 병역 면탈 피의자 7명 적시…조재성·라비 포함

국군 장병 ⓒ gettyimagesbank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부장판사 출신으로 현재 대형로펌에 소속된 변호사 아들도 병역브로커 구모 씨의 도움을 받아 병역을 면탈한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변호사는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에게 구 씨 변호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병무청 병역비리 합동수사팀은 변호사 A씨 아내와 아들이 구 씨를 찾아가 뇌전증 진단 관련 상담을 받은 뒤 병역을 면탈한 정황을 확보했다.


검찰은 구 씨 사무실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 아들 B씨의 병역 관련 서류·계약서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고 한다. B씨는 병역판정검사에서 '등급 보류'에 해당하는 신체등급 7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판사를 지낸 A씨는 지난 2017년 퇴직했다. B씨가 구 씨를 찾아갔을 때는 변호사 신분이었다. A씨는는 "구 씨와 상담해 뇌전증 진단을 받은 것은 맞지만, 아들이 오래전부터 다른 질환도 심하게 앓아왔다"며 "그것만으로도 입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A씨 측은 이러한 주장을 소명할 수 있는 진료기록 등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말 구 씨가 검찰에 체포되자 그의 요청으로 구치소를 찾아가 면담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날에는 학교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변호사 C씨에게 구 씨 변호를 부탁하기도 했다. C씨는 지금도 구 씨 변호를 맡고 있다.


A씨는 "구 씨가 변호를 의뢰했는데, 직접 맡기 어렵다고 판단해 알고 지내던 동료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C씨는 "A씨에게 구 씨와의 관계 등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씨는 평소 A씨가 소속된 로펌 이름이 적힌 '협약서'를 휴대전화에 보관하며 의뢰인들을 협박했다고 한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도록 한 뒤 '뇌전증 연기 시나리오'를 알려주고, 의뢰인이 "불법 같다"고 꺼리면 협약서를 보여주며 "이미 사인을 했으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는 것이다. 다만 구 씨가 이용한 협약서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구속기소 됐다. 그는 현재 C씨의 검찰 조사 입회를 거부한 채 수사에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7일에는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구 씨 공소장에는 7명의 병역 면탈 피의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병역 면탈을 의뢰한 피의자로는 배구선수 조재성과 래퍼 라비, K리그1 소속 축구선수, 2021년 흥행한 드라마의 조연급 연기자 등이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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