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스파이더맨: 파 프롬' 이후 처음
미국 영화제작사 마블은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를 각각 다음 달 7일, 17일에 중국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마블 영화의 중국 극장 개봉은 2019년 7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이터널스', '토르:러브 앤 썬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다른 마블 영화의 상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블 영화 뿐 아니라 '더 배트맨', '탑건: 매버릭' 등 미국 블록버스터들도 중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상영 불허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고조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과 함께 중국이 할리우드 영화 메시지가 당국의 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바타: 물의 길'을 시작으로 중국이 미국 영화를 개봉시키며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상영 불허와 더불어 팬데믹에도 '탑건: 매버릭'이 전 세계에서 14억 8873만 2821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 했지만, '아바타: 물의 길'이 중국에서 개봉한 후, '탑건: 매버릭'의 기록을 넘어서면서 중국 영화 시장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탑건: 매버릭'의 경우 총 흥행 수익 14억 8873만 2821달러 중 북미 수익이 7억 1873만 2821달러, 해외 수익이 7억 7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중국 개봉을 포함한 '아바타: 물의 길'은 총 19억 7267만 6353 달러로, 북미 수익이 5억 9827만 6353달러, 해외 수익이 13억 7440만 달러다.
'탑건: 매버릭'의 흥행 비율이 북미 48.3%, 해외 51.7%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지만, '아바타: 물의 길'은 해외 69.7%, 북미 30.3%로 해외 수익의 비율이 월등히 더 높았다. 또한 '아바타: 물의 길' 흥행 수익 중 중국 시장에서 수익이 가장 높다. 해외 수익 13억 7440만 달러 중 2억 1450만 9148 달러가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이다.
중국은 북미 시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중국 개봉 당시 6억 3200만 달러, 1억 9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할리우드 영화가 중국의 눈치를 보며 친중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하고, 중국의 수정 사항을 반영해 편을 해서라도 중국 개봉을 성사시키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그러나 현재 팬데믹으로 위축된 글로벌 박스오피스 '아바타: 물의 길', '앤트맨 와스프: 퀀텀매니아',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중국 박스오피스 복귀 소식은 수익 면에서 확실히 긍정적인 소식이다.
올해 '앤트맨 와스프: 퀀텀매니아' 뿐 아니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인어공주',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오펜하이머', '더 마블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등 외화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올해 초 영국의 미디어 Gower Street Analytics는 2023년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29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90억 달러는 지난해 약 258억 달러의 박스오피스보다 약 12% 증가한 수치지만 2017년부터 2019년의 평균보다 27% 뒤처진 수치다. 빗장을 풀기 시작한 중국 시장을 포함한다면,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하는 시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