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주주총회서 KG모빌리티로 정관 변경
KG 이름 알리기부터 신차 출시·글로벌 진출까지
지난해 6년만의 흑자 전환을 이룬 쌍용자동차가 숨 고를 틈 없이 바쁜 새해를 맞고 있다. 올해 글로벌 진출, 신차 출시 등 중대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간판을 'KG 모빌리티'로 바꿔달고 새로 시작해야하는 만큼, 오랜기간 굳혀온 쌍용차의 이미지를 KG에 성공적으로 부여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할 예정이다. 사명 변경이 확정될 경우 35년간 사용된 '쌍용자동차'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쌍용차의 수장이기도 한 곽 회장은 지난해 말 돌연 "주주총회를 열어 쌍용자동차의 이름을 ‘KG모빌리티’로 바꾸겠다"며 "앞으로 새로운 차는 모두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쌍용차의 사명 변경은 쌍용차가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됐지만, 이날 곽 회장의 '폭탄 발언'은 내부 직원들마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에 대한 곽 회장의 강한 재도약 의지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곽 회장 체제 아래서 출시한 신차 토레스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적자고리도 끊어냈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면서 6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지난해의 눈부신 흥행 기조를 이어갈 신차 출시와 글로벌 무대 진출이 예정돼있지만, 올해부터는 35년간 사용했던 '쌍용자동차'가 아닌 'KG모빌리티'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에 대한 쌍용차의 굳은 의지와 반대로 업계 곳곳에선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국내시장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바닥부터 인지도를 다시 쌓아올려야하기 때문이다.
과거 쌍용차에 몸담았던 A씨는 “쌍용차라는 브랜드를 국내외에 알리고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는데 하루 아침에 사명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착잡하다”면서 “특히 해외에서는 사명을 바꾸면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할 신차 U100이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이란 점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토레스 흥행을 이어간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앞서 '티볼리'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토레스와 별개로 또 다른 볼륨 차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 시장의 선두주자와 같던 티볼리는 모델 변경이 없었던 탓에 시장에서 도태됐다. 쌍용차에 단단한 지렛대 역할을 할 차종이 더 필요하다"며 "쌍용차가 토레스의 인기에만 기대느라 다른 차종의 후속모델 개발을 늦추다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