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6.6% 줄어든 462억7000만 달러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25년 만에 11개월 연속 무역적자 행진
새해 시작부터 무역에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글로별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면서 수출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무역수지는 25년만에 11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적자폭도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과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16.6%, 2.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 58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감소는 고물가·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둔화 지속와 반도체 업황 악화 등에 영향을 받았다. 전년 동월 수출이 역대 1월 중 최고실적(554억6000만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수출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지난 10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넉 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44.5% 급감하면서 1월 수출 감소분 중 약 52%를 차지했다. 이는 반도체 내 수출비중이 큰 D램·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수요약세, 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최대 수출시장인 대중 반도체 수출은 46.6% 감소했다. 지난해 9월까지 16개월 연속 40억 달러(약 5조원)대 수출규모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10월 큰 감소폭을 보인 이후 4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산업부는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신규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 영향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품목과 석유제품·선박·무선통신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자동차·석유제품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자동차가 전년 동기 대비 21.9%, 석유제품은 12.2%, 선박은 86.3% 올랐다.
주요국별로 보면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동(4.0%)과 유럽연합(EU·0.2%)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EU는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 확대에 힘입어 수출이 증가했고 중동은 자동차 외 인프라 투자와 밀접한 철강·일반기계 등도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중국(-31.4%)과 아세안(-19.8%)으로의 수출은 줄었다.
1월 수입은 전년비 2.6%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이 줄어든 데서 기인했다. 반도체가 12.4% 줄었고, 철강은 11.8%, 알루미늄괴는 31.0%, 동광은 35.4% 줄었다.
반면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은 1월 158억 달러(약19조4624억원)를 기록하며 대규모 수입흐름이 지속됐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유는 10.0% 줄었지만, 동절기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해 가스가 6.0% 늘었고, 석탄도 0.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 수지는 126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월 기준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간 기준으로 종전 적자 최대치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 달러)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11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무역적자가 11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고금리·고물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경제하방리스크 확대 속 올해 1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이는 경기둔화에 따른 주요국 수입수요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출 감소와 대규모 에너지 수입 지속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무역적자가 확대됐다"며 "대규모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