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준비태세 보다 엄격히
완비할 데 대한 문제도 논의돼
한국과 미국이 올해 연합훈련을 확대·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북한 역시 "작전전투훈련을 확대·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대강 대응'으로 요약되는 상호주의를 강조해온 북한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군사 도발을 예고한 모양새다.
7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하에 진행됐다.
이번 회의에는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인 리병철, 리영길을 비롯한 중앙군사위원들이 참석했다. 그 밖에도 △인민군 군종사령관 △군단 및 주요부대 지휘관 △국방성과 기타 무력기관의 지휘관 △국방과학연구부문 지도간부 △군수공업부를 비롯한 당 중앙위 해당 부서 간부 등이 방청했다.
통신은 △군사 사업을 근본적으로 개선·강화하기 위한 기구편제적인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문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인민군대의 작전전투훈련을 부단히 확대·강화하고 전쟁 준비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할 데 대한 문제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군대 내무규정의 일부 조항들을 새롭게 개정하는 문제 등 "2023년도 주요 군사정치 과업과 군 건설 방향에 대한 전망적 문제들이 심도 있게 토의됐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쟁 억제력 강화'에서 '전쟁 준비태세 강화'로 전환된 것은 국방 강화를 보다 공격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과거 자신들의 핵무기가 전쟁 억지용이라고 주장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제2의 사명'을 설정해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남측을 겨냥해 '전술핵 운용부대'를 동원한 훈련까지 벌였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작전전투훈련을 부단히 확대·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된 만큼, 오는 3월 예정된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항한 군사 도발이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건군절(2월8일) 계기 열병식을 개최한 이후 "한국 및 미국의 주요 훈련이나 (군사적) 움직임을 명분 삼은 군사적 대응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말 전원회의 후속조치 차원"
북한은 이번 회의가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에 개최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통신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일당백 구호를 제시하신 60돌이 되는 역사적인 날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해 강군 건설의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하고 공화국 무력의 혁명적인 군사정치 활동 방향을 천명한 김정은 동지를 우러르며, 인민군 지휘관들과 전체 참가자들은 우리 당의 군사정책을 관철해나가는 길에서 자기들 앞에 맡겨진 중요한 책무를 다해나갈 굳은 결의를 다짐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조국해방전쟁(6·25전쟁) 70주년,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 계기에 정치사상을 강화하고 전쟁준비와 실전능력 제고 등 일대 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며 "(이번 회의는) 당시 전원회의 결정사항 관철을 위한 후속조치 차원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해당 당국자는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을 맞아 "군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본다"며 "여러 가지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