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 없는 ‘쪼개기 알바’ 역대 최대…외식업계 “인력관리 골머리”

‘정직원 1명=쪼개기 알바 4명’ 비용 줄지만 인력관리 부담

근로자 기피 시간엔 구인 더 어려워

“주휴수당 없애자” VS “인건비 부담 더 늘 것”

서울 중구 명동 한 식당 점원이 장사 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 구인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더불어 점주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쪼개기 알바’ 위주로 구인을 하다 보니 고용주와 근로자 간 간극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157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5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중 5.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이다.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취업자가 증가하는 것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간대별로 구인을 하는 고용주들이 늘고 있어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 퇴직금, 유급 연차휴가 등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이에 따라 주휴수당, 퇴직금 등도 덩달아 올랐다. 코로나19로 경영여건은 악화된 반면 인건비는 갈수록 늘면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점주들의 쪼개기 알바 선호현상이 짙어졌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전문점을 정모씨는 “전일 근무하는 직원 한 명이면 시간을 나눠 아르바이트 직원 4명을 고용할 수 있다”며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감안하면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는게 한 달에 40~50만원 가량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용 감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력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크다는 게 외식업계의 설명이다.

편의점 같이 연중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의 경우 매장 한 곳의 근무자만 7~8명에서 많게는 10명에 달하기도 한다. 개별 직원을 관리하고 급여를 나눠 지급하는 일이 그만큼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시간대별로 일하는 근로자가 전일 근무자에 비해 근무태도가 좋지 않다는 인식과 더불어 구인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가뜩이나 구인이 어려워 영업을 단축하는 상황인데 쪼개기 알바 선호현상으로 일손을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대학생 방학기간에 그나마 낫지만 학기 중 오전이나 점심시간,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 돈을 더 주고 전일 근무자를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규모가 작은 5인 미만 외식 사업장에서 더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A씨는 “이왕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면 사람이 많은 대기업 계열 브랜드나 대형매장이 차라리 낫다”면서 “사람이 많아야 근무 스케쥴을 바꾸기도 수월하고 나중에 취업할 때 이력서에도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계산이 복잡하고 쪼개기 알바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주휴수당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주휴수당 만큼의 급여를 보장하기 위해선 최저시급이 1만1500원 수준으로 올라야 해 고용인의 부담이 오히려 더 커질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