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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큰 손 떠오른 ‘시니어’…전용상품 부재 이유는?


입력 2023.02.10 06:43 수정 2023.02.10 06:4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간편함·고품질·헬시플레저 영향으로 시니어 사로잡아

다만, 노년을 위한 음식이라는 편견 한계성으로 작용

식품업계, 시니어푸드 보단 케어푸드 개발에 속도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에서 한 소비자가가정간편식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시니어 가구가 가정간편식(HMR)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합류하면서 HMR이 국민 식문화로 도약하고 있다. 과거에는 1인가구와 2030세대가 HMR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간편해지고 품질 역시 높아지면서 까다로운 시니어층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즐겁게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열풍 탓도 컸다. 간편식이 단순히 간편하게만 먹을수 있는 음식에서 벗어나 다양화·고급화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년 전만 해도 시니어층에게 간편식은 먼 단어였으나 어느새 일상 깊이 녹아 들었다.


지난 2019년 CJ제일제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 가구 내 HMR 침투율은 즉석밥·국물요리·냉동만두·조리냉동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2016년보다 증가했다. 냉동만두와 조리냉동의 경우 침투율이 각각 64%, 58%를 기록했고, 즉석밥과 죽도 괄목할만한 성장률을 보였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시니어 소비자의 HMR 구매는 즉석밥, 국물요리, 냉동만두, 조리냉동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2030세대 보다 반찬을 갖춰 먹는 시니어 세대의 특성이 다양한 HMR 소비경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는 시니어 가구가 이 시장의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간편식에 대한 선입견이 점차 줄고 있는 데다, MZ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식사문화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두 소비자가 케어푸드를 식사하고 있다.ⓒ아워홈

다만 식품업계에서는 시니어 전용 상품보다는 케어푸드 시장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시니어푸드’가 가진 한계성 때문이다. 노년을 위한 음식이라는 편견이 큰 데다, 나이가 들었어도 젊었을 때 먹던 것을 그대로 즐기고 싶어한다는 이유에서 시니어푸드에 대한 관심이 낮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제품은 ‘아니야 난 아직 괜찮아’ 라는 심리적 장벽에 부딪혀 잘 팔리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시니어를 위한 부드러운 갈비찜이 아니라 그냥 갈비찜을 먹고 싶어하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시니어푸드 보다는 건강상의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케어푸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며 관련 시장 규모가 2조원대로 급성장한 이유도 크다. 음식물 소화나 영양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이 주 타깃이다.


일각에서는 시니어푸드를 케어푸드의 한 갈래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비층을 고령층에 국한하지 않고 전 연령층으로 넓힐 수 있어서다. 실제로 케어푸드의 수요는 전 연령층에 존재한다. 다이어트나 영양학적인 측면을 고려해 음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케어푸드가 조금 더 넓은 범위로 쓰인다. 케어푸드는 환자나 식이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제품이라 연령 제한이 없는 반면, 시니어푸드는 고령층을 주 타깃으로 해 그 연령층에 특화된 제품으로서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케어푸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은 식자재 기업들이다.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등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각각 시니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요양원이나 병원에 식자재를 납품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곳들이다.


이외 식품 기업들도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형태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판매는 물론 새벽 정기 구독 서비스까지 운영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니어층 간편식 구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니어 타깃 시장은 굉장히 미미하다”며 “향후에도 케어푸드 시장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당뇨 환자용 식단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암과 같은 질병 식단 개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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