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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원 양구군수 “고향사랑기부제, 단골 기부 응원단 만들어 지속 관계 가질 것”


입력 2023.02.20 07:41 수정 2023.02.20 07:4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국내 최초 민간 플랫폼 시행

올 1월에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본인 거주 지자체를 제외한 타 지자체에 연간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액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10만 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은 16.5%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지역 주민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공정한 거래를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공정관광과 고향사랑기부제의 만남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국가 균형 발전의 대안으로 기대받았다. 특히 강원도 양구군은 1월 1일 시행된 이후, 출향인 외에도 대한민국 최초로 민간플랫폼을 통해 지정 기부 2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양구군에는 제1호 기부자인 강길선 재경양구군민회장, 한인철 재경양구군민회 수석부회장, 장계용 재경양구군민회 감사 등이 각각 100만원을 기부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 마인드디자인 김민지 대표는 개인 최고 한도인 5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출향 군민들의 고향 양구에 대한 애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달 동안 154건의 응원으로 약 3200만 원의 기부금이 모금됐다. 1월 말 기준 도내 지자체 중 최고 모금액인 3777만 원이 접수된 속초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모금액이다.


양구군은 인구 2만 1000명의 인구 소멸 지역으로 분류된 작은 지자체로써 타 지역보다 지역세가 적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 많이 불리한 실정이다. 그러나 양구군은 생각을 달리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단순히 지방자치단체가 기부금을 받고 기부자에게 답례품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로 인식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서흥원 양구군수가 밝히는 차별화 지점이다.


“양구군에 있어서 차별화된 요소는 다른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잠재적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양구만의 지역 이슈 발굴과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지속적인 지역 응원단을 만드는 지정기부제도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기부자가 우리 군에 하신 단 한 번의 기부라도 그 기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진짜 단골 기부 응원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군이 현실적으로 많은 기부금은 모으지 못하겠지만 인구감소 지역인 우리 양구군에 애착을 갖는 ‘관계 인구’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구군의 한 발 앞서간 고향사랑기부제 성과는, 정책 홍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안내함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애향심 때문이다 서 군수 역시 “고향사랑기부제가 첫 발을 잘 뗄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양구군 정책과 군정 방향에 주민분들이 많은 공감과 역할을 해주셔서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양구군은 지방자치단체의 이름과 답례품만으로 기부하는 것이 아닌 기금의 사용 목적을 분명히 밝히는 ‘지정기부제’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민간 플랫폼을 통해 ‘북위 38˚ 꽃꿀 복원 프로젝트’와 ‘못난이 농산물 多 가치 프로젝트’ 등을 기획해 기부금을 모금했다. 그러나 현재는 행정안전부와 제도 시행에 있어 여러 이견이 있어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민간 플랫폼 참여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은 변함이 없다.


“플랫폼을 통합했다면, 모든 국민이 간단하고 편리하게 기부될 수 있도록 설계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잖아요. 불만도, 문제도 많다고 지적됐고요.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 합니다. 이미 고향사랑기부제를 활발하게 추진 중인 일본의 사례를 보자면,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약 90% 이상이 민간 플랫폼을 활용하여 기부자의 편의성 증대, 행정 업무 경감, 효과적인 정책 홍보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금 고향사랑기부제 민간 플랫폼 활용의 취지와 뜻에 공감해 주시는 의원분들도 많으셔서 다시 활용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 양구군도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와 소멸 위기에 있는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접수 플랫폼을 다양화하도록 법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입니다."


양구군은 답례품으로 방짜수저, 펀치볼 시래기, 양구 한과, 백자 화병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군수는 답례품의 우수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과가 가장 많이 나가고 있어요. 7개의 농산물이 답례품으로 나와있는데, 모두가 만족하시더라고요. 특히 사과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22 대한민국 대표 과일 선발 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1년에는 은상과 2015년 최우수상, 2021년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어요. 이제는 양구 사과가 명품,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서 군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물론이고 전적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정책들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산율이 계속 하락하는 대한민국에서 양구군은 인구소멸지역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탁상공론 정책보다는 실질적으로 지역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군 역시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군비 20억 원을 투입한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 사업 역시 이 같은 취지에서 비롯됐다. 또 고교생 양록장학금 수혜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3월부터 민선 8기 공약사업 중 하나인 '방과 후 초등돌봄교실 연장 운영'도 진행해 오후 7시까지 학교 교실을 활용한 돌봄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진로·진학 상담 서비스(컨설팅), 온라인 강의 수강권 지원, 국내 우수대학 캠퍼스·문화탐방, 원어민 화상 영어학습 지원, 영어·과학캠프 등 초교생부터 고교생까지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역 내 학교의 방과 후 학교 운영과 특성화 수업 등에 대한 지원도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2021년도 기준 0.8명입니다. 이건 우리 지역은 물론 대한민국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수치입니다. 아이를 낳으라고만 할 게 아니라,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는 나라와 지역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올해부터 대학생 장학금을 전액 지원하게 된 거죠. 양구군 자녀라면 무조건 100%, 학점에 관계없이 지원합니다. 이제는 아이들과 청소년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을 국가나 지자체에서 만들어줘야 해요. 국비의 경우 인구 대비 나오는 게 아니라, 지자체장이나 직원들이 이 사업을 가지고 얼마나 공감을 얻느냐에 따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인구수가 작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국비를 조금 더 여유롭게 쓸 수 있어요. 그 점을 활용한 거죠. 정책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예산을 얼마든지 갖고 올 수 있으니, 접경 지역에서 지금까지 손해만 봤던 부분들을 행정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시골의 아이들도 도시의 아이들이 받는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어요. 앞으로 아이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과감히 투자할 예정입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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