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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뜨거운 감자 된 ‘콘텐츠 저작권’…창작자·플랫폼은 ‘엇갈린 반응’


입력 2023.02.20 10:54 수정 2023.02.20 10:5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좋은 창작자들이 많이 나오려면 먹고살 만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제2의 ‘기생충’, 제2의 ‘오징어 게임’은 입만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린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제2의 사례들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최근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국민의힘 성일종·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 등이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를 공동 개최하며 창작자 권리 보장에 대해 호소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음에도, 넷플릭스의 IP(지적재산권) 독점 계약 방식으로 인해 국내 창작자들이 추가적인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창작자들의 ‘합당한 분배’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 논란을 촉발한 이후 국민의힘 성일종·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 등이 지난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등 영상저작물 최종제공자에 추가 보상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긴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관련 논의들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날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에서도 영화감독들이 창작자들의 건강한 창작 환경 조성을 위해 거듭 호소의 목소리를 냈었다.


저작권법 개정안에는 OTT 등 플랫폼이 영상 창작자에게 수익 일정 부분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가 서로 비슷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영상물 저작자가 제작사 등 타인에게 IP를 양도했을 때도 콘텐츠를 최종 제공하는 방송사, 극장, OTT 등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황 감독은 물론, 윤제균, 김한민, 임순례 감독 등 다수의 영화감독들은 지지 선언회 등을 통해 저작권법 개정안에 지지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윤제균 감독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제일 앞서가는 문화 강국이 됐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500명이 넘는 감독 조합원의 평균 연봉은 1800만 원 밖에 안된다”고 꼬집은 것처럼, 창작자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또 배출되기 위해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OTT 업계에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창작자와 직접 계약을 맺는 제작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플랫폼이 추가보상의 주체로 지목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부터 생겨날 부작용까지. 여러 입장들이 충돌하고 있는 만큼 성급한 진행보다는 충분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충분한 논의 없이 추가 보상청구권이 도입이 된다면, 영화감독들이 주장하는 ‘선순환’이 아닌, 부정적 영향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작비가 상승하고, 이것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결국에는 콘텐츠 완성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애초에 지급되는 제작비가 낮아지거나, 혹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스타 창작자에게만 투자가 이뤄지는 등 결국에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작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콘텐츠의 완성도와 성장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를 할 것이다. 다만 그동안 큰 리스크를 감수하며 투자해 온 투자자, 즉 플랫폼들의 역할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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