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발표회 개최
아직 LCD 절반밖에 못미치는 OLED 점유율 확대가 관건
삼성D "노트북·태블릿 등 IT제품", LGD "투명디스플레이"
글로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한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점점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 초격차 유지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학계 및 업계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업계는 스마트폰은 물론 IT 제품으로까지 OLED 적용을 확장해 시장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 산업으로의 정부 지원 대책 마련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초격차 전략 마련과 생태계 협력강화를 위한 '2023년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3대 산업의 15대 기술 분야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함에 따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산·학·연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발표회에 따르면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150조원 규모로 LCD(64%), OLED(36%)가 양분하고 있다. OLED는 LCD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고급가전 및 첨단IT 등에서 적용분야를 확장하는 것이 과제다. 이에 떠오르고 있는 것이 EX-OLED다. EX-OLED란 '응용제품의 확대(extend) 및 시장의 확장(expand)'의 약자로, 쉽게 말해 TV외에 각종 다양한 기기에 OLED 패널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국내 투톱 패널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 자리에서 Ex-OLED 기술 동향과 자사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양사는 이날 공통적으로 "새 시장을 열어야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각자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 태블릿 등 IT용 전자기기의 OLED 응용 범위 확장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투명디스플레이를 통한 시장 확장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성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팬데믹 이후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용 전자기기의 개인화가 늘고 있고, 여기에 LCD 대신 OLED 대체를 하고자 한다"며 "TV OLED보다 IT OLED 디스플레이가 면적 대비 판가 면에서 저희(삼성)에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여태 OLED가 들어가지 못했던 시장을 모두 IT OLED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그룹장은 "투명이 실상에서 어떤식으로 접목될까 관점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며 "여러 트렌드를 보고 느끼는데 '공간'이 중요하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시장의 최강자다. 차세대 먹거리로 홈라이프스타일, 모빌리티, 소매점 디스플레이 등을 점찍고 미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디스플레이 산업은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패널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째 감소 중이다. 투자지표가 되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도 전년 대비 큰 폭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위기 원인은 코로나 발생 이후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전 IT 제품 시장의 불황 및 세계 경제 경기 침체 및 중국의 추격 등이 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전방산업의 영향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태계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는 특히 LCD로부터 OLED로의 전환기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강민수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수석은 "이미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등 소형 OLED는 매출에서 LCD를 따라잡았다"고 했다. 이어 2029년에 글로벌 디스플레이 매출 40%를 OLED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OLED TV의 전년 기준 전체 대비 17%에 불과한 수준이다. 태블릿PC, 노트북 등도 10%를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수석은 "한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은 TV, 태블릿, 노트북 등 중대형 OLED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영호 박사는 패널토론을 통해 Ex-OLED 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고급 인력 및 산업원천기술 확보, 수요기업과의 공동연구 강화 등을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욱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협회는 미래 폭발력 있는 Ex-OLED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공공·민간 영역의 새로운 수요 개척에 앞장설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할 투자를 가속화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조특법 투자세액공제 확대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윤종 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산·학·연·관의 연대와 협력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Ex-OLED 및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독보적인 디스플레이 첨단강국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는 국가전략기술로 한국이 OLED 세계 시장을 점유 중이나 중국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의 경우 4~6년 격차를 유지중이고 중소형의 경우 2년 정도로 좁혀진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신성장 4.0을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육성을 위한 전략을 발표하고 2027년 EX-OLED 상용화 및 2030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를 상용화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는 조성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여준호 LG디스플레이 그룹장, 이동욱 디스플레이협회 부회장, 전윤종 산기평 원장, 김헌도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병욱 동진쎄미켐 부사장,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센터장,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 서민철 경희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산학연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