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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北미사일, 장거리는 예외?


입력 2023.02.22 04:30 수정 2023.02.22 04:3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단거리 발사원점 최소 15곳

장거리는 평양 순안이 유일

북한이 지난 1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나선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한국·미국에 대한 핵공격 의지를 노골화해온 북한이 발사 원점 다변화로 미사일 생존력 증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미의 선제타격 및 미사일 요격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철도·저수지까지 활용해 도발을 거듭하고 있지만, 단거리 미사일과 달리 장거리 미사일의 '의외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북한은 지난해 역대급 도발 과정에서 우리 군 당국의 탐지 실패를 이끌어낼 만큼 발사 원점 다변화에 진전을 이뤘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군 당국이 밝힌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원점은 △강원도 문천 △강원도 원산 △강원도 통천 △평안남도 개천 △평안남도 숙천 △평안남도 순천 △평양북도 동림 △평안북도 정주 △평안북도 철산 △평안북도 피현 △평양 삼석 △평양 순안 △평양 용성 △황해북도 중화 △함경남도 함흥 등 최소 15곳이다.


군 당국이 '동해안 일대' '서해안 일대' 등과 같이 뭉뚱그려 공지한 사례나 탐지에 실패했던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순항미사일 등을 포함할 경우 발사 원점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대표되는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예외 없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만 발사됐다.


ICBM과 ICBM을 실은 이동식발사대(TEL)의 크기 및 무게 등을 감안하면, 북한의 열악한 도로 사정상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거란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미국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8일 화성-15형을 발사한 지점과 지난해 11월 18일 화성-17형을 발사한 곳은 거의 동일한 지점으로 분석됐다.


해당 지점은 평양 순안공항의 민간 활주로와 군용 활주로를 잇는 도로의 중간 지역으로 지난해와 올해 모두, 미사일 발사 이후 촬영된 위성사진에 '하얀색 지대'가 포착됐다.


지난해 화성-17형 발사 이후 화염에 그을린 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포착됐고, 이후 같은 위치에 하얀색 지대가 형성된 만큼, 이번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화성-15형 발사 이틀 뒤인 지난 20일자 위성사진에는 하얀색 지대가 확인되지만, 발사 이틀 전인 16일자 위성사진에선 하얀색 지대를 확인할 수 없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18일과 지난 18일 각각 화성-17형,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 지난해 11월 발사 이후 나타난 하얀색 지대(사각형 안)가 2월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이달 20일엔 새로운 모양(원 안)으로 다시 확인됐다. ⓒVOA/플래닛랩스

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발사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평가를 이미 내놓은 바 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ICBM과 TEL을 더한 무게가 "매우 무거워 도로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지면에서 발사하기로 했고, 그곳이 바로 (평양 순안공항) 유도로(taxiways)"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안에서의 활동을 통해 북한이 시사하는 것은 해당 미사일(ICBM)이 그다지 기동성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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