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딩 매매거래량 40% 이상 뚝
오피스 매매지수도 3년만에 떨어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투자 수익률 부담 커져”
서울 빌딩 매매시장이 지난 1년 간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빠지며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은 2205건으로, 2021년 3925건 대비 43.8% 감소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사상 가장 큰 하락률이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던 2016년(4327건) 이후 2017년(3312건)에도 매매거래량이 23.5%로 떨어진 기록은 있으나, 지난해처럼 40% 넘게 하락한 모습은 처음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시 주요 권역의 거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1년새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이 가장 크게 감소한 권역은 YBD(영등포구, 마포구)로 거래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YBD는 지난해 총 246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2021년(507건) 대비 51.5% 감소했다. 이어 GBD(강남구, 서초구)와 CBD(중구, 종로구)가 각각 43.0%, 39.9% 떨어졌다.
또 지난해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금액도 전년 대비 32% 하락한 23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 매매지수 역시 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알스퀘어의 조사 결과, 2022년 4분기 서울 오피스 매매 지수는 520.19로 전 분기보다 5.6%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 등락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2019년 4분기 372.51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550.96으로 47.9%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유례없던 기준금리 일곱 차례 인상으로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불어 닥친 최악의 거래 한파를 실감케 했다”며 “금리 상승은 부동산 개발이나 투자를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 비용 증대와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 가치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류강민 알스퀘어 센터장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과 투자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며 “올해도 서울 오피스 가격은 고점 대비 1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 대비 수익률과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높은 임대료 상승이 기대되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이 대출금리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