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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늘릴 생각 말고 특권부터 없애라


입력 2023.03.01 05:05 수정 2023.03.01 05:10        데스크 (desk@dailian.co.kr)

의원들 질 높이고 면책-불체포 권리 폐지 먼저

‘국개의원’ 조롱 듣는 것 아나?

인구 6배 미국 535명, 한국 300명

자다가 봉창…“비례 50명 증원”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소속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주 국회의장 김진표가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구상을 내놓았는데,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가려 욕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


“비례 대표를 50명 늘리자.”

그는 국회 내 정치개혁 특위에 국회의장 몫의 개편안 3개 중 2개에 비례대표 대폭 증원 아이디어를 담았다. 300명(지역 253+비례 47)을 350명(지역 253+비례 97)으로 하자는 것이다. 지역주의 완화가 주된 이유다.


김진표는 요즘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국개의원’이라 부르고 있는 걸 아는가? 그리고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은 뇌물, 명예훼손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미향이나 최강욱 급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도 아는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에서 경제 분야 중책을 맡고, 민주당 텃밭 수원에서 5선을 한, 1개월여 후 76세가 되는 그는 유신 시절 ‘거수기(擧手機)’ 여당 의원들 대표 같은 이미지의 인물이다. 당내 경선에서 친문계의 압도적 지지로 후보가 되자 국회의장 중립 의무를 잊어먹고 감읍(感泣) 했다.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 당적을 졸업하는 날까지 당인(黨人)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민주당 동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거수기 의장답다. 민주당에 충성하는 보답으로, 민주당이 얻는 호남표로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배당받음으로써 국회 지배를 장기화하도록 하는 개편안을 증정하기로 한 모양이다.


대구시장 당선 후 그동안의 경선 불복 자세에서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윤석열에 지극 충성하는 모드로 급선회한 홍준표 말대로 ‘참 어처구니없는 제안’이다.


“국회의원을 현재 300명의 절반인 150명으로 줄이고 미국처럼 전원 소선거구제 지역구 의원으로 해야 한다. 미국 하원과 비교하면 80여명만 해도 충분하다. 국회의원이 많으면 정쟁이 줄어들겠나? 국회의원 수가 적어서 나라가 이 모양인가?”

미국 의회는 상원 100명(50개 주에 2명씩), 하원 435명으로 모두 535명이다. 인구(약 3억 3000만명)는 우리(약 5000만명)의 6배가 넘는데, 의원 수는 2배도 안 된다. 최다 인구 주 캘리포니아의 하원 의원 수는 53명에 불과하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4/5인 4000만명 정도인데도 그렇다.


미국에 인구를 비례시킬 경우 우리 국회의원 수는 66명이어야 한다. 서울이 캘리포니아라면 종로-중-성동-용산에 1명(현재 4명), 강북-도봉-노원에 2명(현재 7명), 서초-강남-송파-강동에 3명(현재 10명)이면 족하다. 이러면 더 양질의 인물들이 뽑히지 않겠는가?


전 세계적으로는 우리가 적은 편이다. OECD 평균이 10만명당 1명인데, 우리는 17만명당 1명꼴이다. 그러나 OECD 국가들 중에는 양원제,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우리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홍준표는 국회의원을 할 만큼 하고 남은 자리가 대통령뿐이라 의원 수를 150명으로 줄이자는 소리를 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절대로 동의 못할 숫자다. 그들이 법을 만들게 돼 있다.


따라서 김진표가 할 일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게 아니고 외부 인사들 주축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위원회를 꾸리는 것이다. 4월 10일이 법정 시한이니 시간이 없다. 시한을 넘기면 현행대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된다.


국민들의 요구는 국회의원 수준부터 높여야 한다는 것이 최우선이다. 중·고등학생들까지 조소(嘲笑) 하는 저질 발언을 하고 현금 다발 뇌물이나 받는 사람이 국회의원 될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해야만 한다. 유권자들은 한동훈과 싸우려다 판판이 깨지면서 천박한 교양과 지식수준만 내보이는 ‘처럼회’ 의원들 같은 ‘국개’들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3년 전 운 좋게 180석을 쓸어 담아서 지금까지 한 일 중에 자기들 전·현직 우두머리와 그 측근들 수사 저지용 검찰 무장해제 검수완박 법을 처리한 게 최대 ‘업적’이다. 그러나 이 업적도 곧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법무부 장관이 시행령 개정으로 검찰 수사권을 대부분 복구해 버려서다. 이게 아니었더라면 이재명 수사는 지금처럼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노란봉투법, 간호사법, 양곡법 같은 민주당 단독 처리 법안들도 모두가 지난 정권 획득 시 빚진 집단들이나 앞으로 정권 탈환을 위해 필요한 세력의 이익을 위한 것들이다. 자기 자신 아니면 정파, 진영 이해와 관계된 종류만 한다.


나라 전체의 국익에는 관심이 없다. 국가를 위한 갈등 조정, 미래로 가는 법 제 개정보다는 정부 발목 잡기에 가진 모든 권한들을 이용한다.


이들이 국가의 안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준 국회 농단이 첨단전략산업특위 무소속 몫 위원 선임이다. 국회 내 유일한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를 빼고 검수완박 사태 때 위장 탈당 꼼수를 부렸던, 반도체의 반 자도 모르는 운동권 출신 민형배를 집어넣은 것이다. 이걸 바로 김진표가 했다.


그는 검수완박 시에도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거사를 거든 사람이다. 그 공로로 국회의장 표를 얻었다.


쓰레기 같은 국회 모습에 진절머리가 나 있는 국민들은 김진표에게 고한다.


“100가지에 달한다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받는 억대 연봉, 각종 수당과 지원금, 연금, 보좌관과 사무실 제공, 교통편의 등 특별 혜택을 대폭 줄이거나 폐지하는 것부터 자발적으로 추진하라. 면책-불체포 특권도 당장 없애라. 그런 다음 의원 수를 늘리려거든 늘려라. 인건비 동결로는 어림도 없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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