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닥·리츠 등 총 11종목 상장 도전
나노팀·자람테크 일반청약 흥행…기대감↑
환율 급등 따른 외인 이탈…변동성 확대 변수
중소형 공모주가 기업공개(IPO)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조(兆) 단위 대어가 사라진 상황에서 내실이 튼튼한 알짜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에도 공모 열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달에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총 11개 종목(스팩 제외)이 상장에 도전한다. 이 중 코스닥이 9개 종목이고 공모리츠(REITs)가 2종목이다.
지지부진한 증시 속 대어 실종에도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오는 3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나노팀은 일반청약 결과 경쟁률 1637대 1을, 7일 상장하는 자람테크놀로지는 경쟁률 2061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부터 3일까지 양일 간 일반청약에 나서는 금양그린파워도 흥행에 무게가 실린다. 이 회사는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 1613대 1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희망밴드(6700~8000원) 상단 초과한 1만원으로 확정했다.
NH투자증권 인공지능(AI)·빅데이터 예측모델은 상장이 임박한 새내기주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NH 리서치 AI는 나노팀의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높게 형성될 확률을 77.7%로 내놓았고 자람테크놀로지는 87.9%로 예측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공모리츠도 주목된다. 한화그룹 스폰서 오피스 리츠인 ‘한화리츠’와 삼성금융그룹의 첫 공모상장 리츠인 ‘삼성FN리츠’가 이번달 청약에 나선다.
두 종목은 모두 하락장 방어에 유리한 ‘오피스 리츠’로서 높은 배당수익률을 무기로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FN리츠와 한화리츠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5.67%와 6.85%로 알려졌다.
올 들어 상장에 성공한 공모주 10종목은 모두 코스닥에서 나왔다. 이중 가장 덩치가 큰 종목인 제이오(7238억원)를 제외하면 시총이 모두 4000억원 미만으로 규모가 작다.
그러나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5개 종목이 상장일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할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새내기주들은 상장 이후 연착륙에도 성공해 이날 기준 전 종목이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대어로 평가 받는 종목은 발목이 잡혔다. 상장 후 최대 시총 1조2535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 받던 오아시스는 지난달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알짜주가 살아남고 대어가 실패하는 공모주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내외적 여건이 공모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아닌 만큼 주어진 조건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진단에서다.
올 들어 코스닥 종목들이 대어와 달리 연일 IPO에 성공하고 있는 건 보호예수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구주매출을 줄이는 등 투자매력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IPO 시장은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기 보다는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국면”이라며 “특이한 점은 공모 연기나 철회, 또는 상장예비심사 자체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기업들이 조 단위 이상의 기업가치로 평가 받던 기업들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IPO에 나서는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모주가 부침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이 이탈하는 등 증시 여건 악화로 변동성 확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내 자금이탈이 공모시장에 유동성 제한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인프라는 시초가를 공모가(2만1000원) 보다 두 배 높은 4만2000원으로 형성했으나 이날 오후 1시 현재 시초가 대비 27.6%(1만1600원) 하락하며 불안정한 모습이다.
박성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한 타이밍 늦게 피봇(Pivot·정책전환) 기대를 되돌리기 시작했다”며 “미뤄뒀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재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