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개 분기 흑자에 최대 매출 달성…올해 연간 흑자 목표
편의점, 대용량 상품 할인 전략으로 마트와 정면승부
마트, 수익성 개선 초점…영업시간 단축‧통합 소싱 추진
한 때 유통업계 최강자로 군림했던 대형마트가 급격한 유통환경의 변화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몸집을 불리며 위력을 키우고 있는 쿠팡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텃밭인 오프라인에서는 편의점의 공세가 거세다.
쿠팡은 작년 3~4분기에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최대 매출 실적을 올렸다.
그동안 대대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에 만년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흑자 구조가 구축됐다. 작년 적자는 전년 대비 10%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물류 인프라 구축으로 과거에 비해 투자액이 줄고 있고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1100만명)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올해는 연간 흑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편의점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접근성이 좋은 데다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산업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2020년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고물가 상황을 겨냥해 대용량 생필품을 잇따라 할인가에 선보이고 있다. 과거 편의점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소용량 상품을, 대형마트는 대용량 상품을 구분해 주로 판매해왔다면 현재는 이 같은 경계가 사라진 셈이다.
전국 편의점 매장이 5만개를 넘어설 정도로 증가하면서 과거에 비해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일이 한층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CU의 작년 주요 생활용품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생리용품 52.6%, 세제 29.0%, 샴푸·린스 28.5%, 칫솔·치약 21.3%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제의 경우 단위당 가격이 낮은 1L 이상 대용량 상품의 매출신장률이 1L 미만보다 15%p 이상 높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용량 상품 선호 현상은 식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CU의 초저가 PB 상품인 득템 시리즈는 1.8L 우유, 15구 계란, 180g 핫바 등이 각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편의점은 소규격 상품이 인기라는 통념을 깨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득템 시리즈는 지난달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대형마트, 대규모 할인행사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 개선 시급
반면 대형마트는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가 됐다. 업계 1위 이마트는 작년 연매출이 약 30조원에 육박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54.2% 줄었다. 이커머스 자회사의 영향이 컸지만 마트 사업만 놓고 봐도 전년에 비해서는 악화된 수준이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연중 진행하면서 장바구니 파수꾼이란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지만 그만큼 수익성을 개선하는 작업은 미뤄질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해 역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영업시간 단축하고 통합 소싱으로 가격경쟁력 높여
대형마트업계는 올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장 리뉴얼 등에 꾸준히 투자했다면 올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는 내달 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종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단축한다. 야간에 매장을 찾는 고객 비중은 줄고 ‘피크 타임’ 때 비중은 느는 데 따른 조치다.
이마트는 영업시간 조정을 통해 감축한 전기‧가스료 등 비용은 상품 경쟁력 강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상품 경쟁력을 높여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비 부담 완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그룹 유통계열사인 롯데슈퍼와 통합 소싱을 추진하고 있다. 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삼겹살, 귤, 콜라비 등 신선식품 중심 통합 매입으로 소비자에게는 가격 부담을 낮춰주고 생산자에게는 판로 개척을 할 수 있어 1석2조 효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양사 상품 코드를 일원화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