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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백 경사 피살사건' 용의자 지목…"대전 은행강도 살인범 이승만·이정학 중 하나"


입력 2023.03.16 17:11 수정 2023.03.16 17:13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이승만·이정학,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으로 1심 무기징역…교도소 수감 중

이승만 '백 경사 총기 소재 안다' 경찰에 편지 보내

이승만 지목한 울산 여관서 총기 발견…이승만·이정학, 서로에게 범행 떠넘겨

경찰 "물증과 진술 토대로 수사…사건 실체 밝히기 위해 최선 다하는 중"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 피고인 이승만(좌)과 이정학(우) ⓒ 연합뉴스

경찰이 사건 발생 21년 만에 결정적 물증을 발견한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이라고 지목했다. 해당 사건의 범인들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16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백 경사 피살사건은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 범인의 소행으로 확신한다"며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최소한 둘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이 언급한 두 사람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의 현금 수송차에서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이승만과 이정학이다. 이들은 승용차로 현금 수송차를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살해했다.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둘은 지난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이승만으로부터 '사라진 백 경사 총기의 소재를 안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고 백 경사 피살사건 수사를 재개했다. 이후 지난 3일 이승만이 말한 울산시 한 여관방의 천장에서 총기를 발견했고, 수감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상대로 각각 4차례씩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승만과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한 것은 자신이 아니다'라면서 서로에게 범행을 떠넘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승만과 이정학이 보다 큰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경찰을 습격하고 총기를 탈취한 것으로 본다. 이들은 2001년 10월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총기를 탈취했다. 이후 두 달 만인 2001년 12월 탈취한 총기를 이용해 은행강도를 저질렀다.


이듬해인 2002년 9월에는 백 경사가 누군가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뒤 총기를 빼앗겼다. 이승만은 2003년 1월 대전시 중구 한 쇼핑몰에 세워진 4억7000만원이 실린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해 달아났다.


이같은 범행 패턴 때문에 이승만과 이정학 중 최소한 한 명은 백 경사 피살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 ⓒ데일리안 DB

경찰은 특히 숨진 백 경사 몸에서 발견된 상흔이 원한 관계보다는 또 다른 목적을 지닌 형태라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원한 관계에 의한 살인은 얼굴 등에 상처가 집중되거나 짓밟힌 흔적 등이 있다. 그런데 백 경사의 시신에서는 방어흔은 보였지만 원한 관계로 의심되는 상흔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과장은 "은행강도 사건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승만과 이정학은 백 경사의 죽음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수사 초기 단계여서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당시 현장에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 실체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께 전주북부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한 백 경사 피살사건은 전국 주요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다. 백 경사는 추석 연휴에 홀로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온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은 백 경사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사라진 권총과 실탄을 찾기 위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모두 찾지 못했고, 백 경사 피살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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