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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은 논외’ 류현진 그리웠던 WBC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3.18 07:00 수정 2023.03.18 07:0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한국야구, 3대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 굴욕

‘학폭 논란’ 안우진 선발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

제구 뛰어난 베테랑 투수 류현진 불참 아쉬워

WBC에서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한 야구대표팀. ⓒ 뉴시스

야구 국가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아쉬운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국가대표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게 패착이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호주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붓지 못한 이강철 감독의 경기 운영과 투수진 활용, 선수들의 안일한 플레이 등 대표팀을 향한 다양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참담한 WBC 성적으로 한국 야구의 위기론이 다시 한 번 크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던지지 못한 투수진의 심각한 부진 등으로 선수 선발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결국 다시 한 번 안우진(키움)의 이름이 소환되고 말았다.


안우진은 명실상부한 지난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다. 그는 2022시즌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한국에 콜드게임에 가까운 굴욕패를 안겼던 일본은 마운드를 올라오는 투수마다 150km를 가볍게 넘는 위력적인 공을 던져 부러움을 샀는데, 한국 입장에서는 WBC 출전 대신 KBO리그 시범경기에 나서 첫 등판부터 157km의 강속구를 뿌린 안우진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2022시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안우진은 WBC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았다. ⓒ 뉴시스

하지만 안우진은 이번 WBC 대표팀 선발에서 철저히 논외의 대상이었다.


실력만 놓고 보면 대표팀에 당연히 뽑혔어야 했지만, 그의 고교 시절 학교 폭력 전력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피해자들은 상처를 받았고, 안우진도 아직 모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받지 못했다.


안우진에게 영광스러운 태극마크를 쥐어주기에는 국민정서가 그를 허락하지 않았다. 3대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은 한국 야구에 안타까운 일이나 그렇다고 해서 안우진을 아쉬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야구만 잘하면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시절은 지났다.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우진보다 그리웠던 이는 바로 류현진(토론토)이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7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어 이번 WBC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추신수의 작심발언도 있었고, 소위 ‘언제적 김광현이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강철호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는 김광현이었다. 숙명의 한일전에서도 한국야구는 김광현 이후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았기에 계속 그를 마운드 위에 머물게 했다가 참패를 당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 ⓒ 뉴시스

구위도 구위지만 이번 WBC에 나선 젊은 투수들은 제구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못 넣은 정도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나마 믿을 만했던 김광현도 2회까지 잘 던지다 결국 3회 흔들린 제구로 인해 무너졌다.


한국 야구는 WBC 마운드 위에서 중압감을 이겨내며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언제까지 류현진이냐’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만 일본도 류현진보다 한 살 많은 베테랑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가 나서 일본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전성기 기량은 아니지만 마운드 위에서 두둑한 배짱과 함께 제구에 강점이 있는 류현진은 어쩌면 구위가 빼어난 안우진보다도 이번 대표팀에 가장 필요했던 투수였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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