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박 전 원장 내사 실시
재임 당시 원훈 교체 과정서 압력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국가정보원이 원훈석 교체 과정에서 압력을 넣은 혐의로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현재 박 전 원장을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 박 전 원장이 국정원장으로 재임했던 2021년 6월 원훈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꾸고 원훈석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넣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어서다.
이번 수사는 국정원이 서울경찰청에 박 전원장을 수사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박 전 원장이 교체한 원훈석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0년간 복역한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 글씨를 본뜬 '신영복체'가 사용됐다. 이에 일각에선 국정원 원훈석으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이에 국정원은 박 전 원장 퇴임 이후인 지난해 6월 원훈을 초대 원훈인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했다. 원훈석도 옛 원훈석으로 교체했다. 복원된 원훈은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년 창설됐을 당시 초대 중앙정보부장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은 것이다. 이후 해당 원훈은 37년간 사용됐다.
국정원은 "2021년 6월 변경된 이전 원훈석 서체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직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첫 원훈을 다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절대 다수였던 점을 반영했다"고 복원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