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다르빗슈 이어 일본 야구의 현재 오타니 맹활약
21세 투수 사사키 로키가 향후 일본을 책임질 에이스
일본 야구가 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고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미국과의 결승서 3-2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부터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일본은 7전 전승의 완벽한 우승으로 1~2회 대회였던 2006년, 2009년 이후 14년 만에 패권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대회 MVP는 오타니 쇼헤이에게 돌아갔다. 오타니는 타자로 7경기 출전,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투수로도 3경기에 마운드 올라 2승 1세이브와 함께 9.2이닝 5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9회말 마운드 올라 팀 승리를 결정짓는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LA 에인절스의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과 명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오타니는 트라웃과의 승부서 16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헛스윙을 세 차례나 이끌어내는 완벽한 투구쇼를 펼쳤다.
일본 우승의 원동력 중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두터운 투수진이다.
특히 일본은 이번 대표팀 선발 로테이션에 그들이 자랑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책임질 투수들을 적절히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투수진의 맏형 역할을 한 다르빗슈 유(36)는 이번 대회 본선서 한국과의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 것을 시작으로 결승전에서도 셋업맨으로 등판했고 3경기(선발 1경기)서 6이닝 7피안타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명성에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다르빗슈는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일본 야구를 상징하는 존재로 군림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우승과 함께 대회 MVP로 등극했고, 사실상 마지막 대표팀이었던 이번 대회에서도 맏형으로서 젊은 투수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야구의 현재는 오타니다. 타자까지 소화하고 있는 오타니는 마운드에서도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오타니는 대회 전부터 일본은 물론 미국 언론들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러한 부담감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전 세계 현역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고 가치가 높은 선수가 되는데 성공했다.
일본 야구의 미래는 이제 21세의 영건 사사키 로키가 책임질 전망이다. 2020년 지바 롯데에 입단해 2021시즌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사사키는 걸출한 피지컬과 오타니급의 잠재력, 여기에 가족을 동일본대지진 때 잃었다는 개인적인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데뷔 때부터 큰 주목을 받은 선수다.
사사키는 오타니보다 더 빠른 직구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연소 퍼펙트게임, 역대 최고 평균 구속, 13타자 연속 탈삼진 등 숱한 대기록들을 만들어내는 등 일본 야구의 미래로 불리고 있다.
이번 WBC에서는 오타니, 다르빗슈에 이어 3선발을 맡아 체코와의 첫 경기 때 3.2이닝 2피안 8탈삼진 1실점의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고,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는 4회 3점 홈런을 허용했으나 팀 승리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