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법적 통지 없이 베이징 주재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사무소를 폐쇄하고 중국인 현지직원들을 체포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뉴욕에 본부를 둔 민츠그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이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해 중국인 현지직원 5명을 연행하고 사무소 운영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민츠그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식적인 법적 통지를 받은 것이 없다"며 "당국에 직원들을 석방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츠그룹은 중국에서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법률과 규정을 준수해 왔으며,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업 허가를 받았다"며 "오해를 풀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츠그룹 본사에서 근무하는 익명의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지난 20일 베이징 사무실을 급습했으며, 직원들은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베이징 외곽에 구금돼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중국 외교부와 베이징 공안국에 연락을 취했으나 이와 관련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츠그룹은 사기와 부패, 직장 내 위법행위 등 기업의 내부문제나 배경을 전문으로 조사하는 업체로 베이징 등 전 세계에 18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민츠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운영을 이끄는 파트너 랜들 필립스는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지부에서 일했으며, 퇴직 후에도 베이징에서 수년간 일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필립스와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중국이 외국자본과 기술을 원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미국 기업이 중국 업계를 조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주목할 만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중국의 위험에 대해 지금 당장 모든 기업 이사회에 적색경보를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미국 기업 단속과 직원 억류가 발생한 시점에 주목했다. 지난 2월 미국이 중국측 무인 비행체를 정찰 풍선으로 규정하고 격추한 데 이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국과 중국간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베이징에서는 25일부터 27일까지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이 열린다. 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아람코, 화이자, 쉘, 메르세데스-벤츠, 알리안츠, 네슬레, HSBC,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CEO 100여명이 베이징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